거물 신형 NX300h
가변식 4륜 구동에 첨단 기능, 한국 출시 한달 만에 200대 팔려
에이스 ES300h
2012년 국내 첫선 중형 세단, 수입 디젤차와 경쟁하며 돌풍
토요타와 렉서스는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장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2006년 국내에 처음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렉서스는 지난달 한국 시장에 기존 스포츠유틸리티(SUV) 보다 작고 가벼워 ‘컴팩트 SUV’라 불리는 ‘CUV(Crossover SUV)’인 ‘NX300h’를 내놓으면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6종으로 늘렸다. 해치백 CT200h에서 ES300h(중형 세단), GS450h(중형 스포츠 세단), RX450h(대형 크로스오버 SUV), LS600hL(플래그쉽 세단)까지 가지각색이다.
특히 2012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중형 세단 ES300h는 지난해 12월 월간 수입차 판매량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3,060대가 팔리며 디젤 모델이 휩쓸고 있는 수입차 판매 랭킹에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독일 브랜드 디젤차가 한국 시장에서 잘 팔리자, 그 동안 디젤차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미국 일본 브랜드들도 유럽에서 만든 디젤차를 들여 오고 있다. 하지만 토요타, 렉서스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위주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친환경과 고연비는 향후 자동차가 나아갈 방향이란 점에 대해서 업체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디젤엔진도 이런 맥락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토요타나 렉서스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 하이브리드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요시다 아키히사(吉田明久) 한국토요타 사장은 NX300h 런칭 기자 간담회에서 “디젤 엔진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 가능성 차원에서 볼 때 디젤보다는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타, 렉서스는 1997년 12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후 9월 말 기준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카만 7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올해와 내년까지 새 하이브리드 모델만 15개를 쏟아낼 예정이다.
토요타는 렉서스를 하이브리드의 대명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4월 ‘렉서스 하이브리드 제로’ 캠페인을 통해 ‘연료 제로, 소음 제로, 이산화탄소배출량 제로, 약점 제로’ 등 4개의 키워드를 내세우며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대한의 효율과 만족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 최다 판매 하이브리드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S300h Supreme(5,630만원)이 렉서스의 ‘에이스 선수’ 라면, 렉서스 NX300h는 올해 렉서스가 가장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 온 ‘거물 신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가 처음 내놓은 CUV이면서도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이기 때문. 하이브리드, 가솔린 두 가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슈프림(5,680만원), 이그제큐티브(6,380만원) 등 두 가지 하이브리드 모델이 먼저 나왔다. 가솔린 터보 모델인 ‘NX200t’는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리터(ℓ)당 12.6㎞로 다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달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왕복 100㎞ 가까운 거리를 직접 운전해본 결과 평균 연비는 ℓ당 17㎞가 나왔다. 구간 중 3분의 1 거리를 연비가 떨어지는 스포츠 모드로 놓고 신나게 달렸는데도 말이다. 하이브리드의 강점인 ‘조용함’도 돋보였다. 시동을 켰을 때는 물론 고속 주행을 하는 동안에도 바람 소리 같은 외부 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첨단 기능도 어디에 빠지지 않는다. 스마트폰처럼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첨단 터치패드식 차세대 리모트 컨트롤러와 케이블 연결 없이 휴대용 기기를 올려놓는 무선 휴대폰 충전시스템 등 렉서스 최초로 적용된 편의 장치는 첨단 차량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여기에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인 ‘E-four’도 눈에 띈다. 주행 상태에 따라 평지, 눈길, 빙판길, 코너링 등에 맞춰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적절히 나눠, 조종 안정성을 향상 시키는 시스템이다. 렉서스 최초로 차의 흔들림을 감지해 노면 상태에 따른 구동용 모터의 토크를 제어해 차체가 흔들리는 것을 막는 ‘스프링 하중 감쇄 제어시스템’은 가속 페달의 조작으로는 하기 힘든 제어까지 가능한 것으로 렉서스 하이브리드에서만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
NX300h는 멋과 속도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었다. 60대 40으로 분할이 가능한 접이식 뒷좌석에 운전석 아래 버튼을 누르면 2열에 있는 시트가 자동으로 접히는 파워폴딩 기능(Executive 모델)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뒷좌석을 눕히지 않고도 9.5인치 골프백을 최대 4개까지 넣을 수 있는 등 다양한 공간 활용을 가능하게 해서 ‘실용성’ 이라는 종목에서도 경쟁 CUV나 SUV에 결코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갖췄다. 그런데도 차량 가격은 경쟁 차종인 BMW X3, 아우디 Q5보다도 낮게 책정했다.
NX300h의 초반 판매 성적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7월 29일 일본에서 첫 출시를 시작한지 한달 만에 출시 기자발표회에서 렉서스가 밝힌 월 판매 목표 700대의 14배에 달하는 9,500대의 글로벌 수주를 달성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출시 열흘도 안되 2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요시다 사장은 “가솔린 모델 NX200t를 포함해 내년에는 한국에서 연간 1,000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한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ES300h와 함께 NX300h로 쌍두마차를 이뤄 렉서스의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