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센, 터져라‘6번 폭탄’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평소 6번 타자를 ‘폭탄’이라고 한다. 1~2번은 테이블 세터, 3~5번은 클린업 트리오, 7~9번은 하위 타선이라고 불리지만 6번은 어느 위치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이에 류 감독은 “6번은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을 연결해야 한다”며 “6번의 역할을 잘하는 팀이 강 팀”이라고 강한 6번을 강조했다.
삼성과 넥센이 4일부터 맞붙는 한국시리즈는 ‘6번 폭탄’ 대결이 관심을 모은다. 삼성은 이승엽(38)이, 넥센은 김민성(26)이 6번에 자리할 예정이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클린업 트리오에 섰던 이승엽은 올해 6번 타자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채태인-최형우-박석민으로 꾸려진 중심 타선의 뒤에서 타율 3할1푼 18홈런 65타점을 올렸다.
그는 바뀐 타순에 맞게 타격 폼도 변화를 줬다. 큰 것을 노리기보다 간결한 스윙으로 바꿔 콘택트 능력 향상을 꾀했다. 정교함을 갖춘 이승엽의 방망이는 거침 없이 돌아 지난해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또 결승타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7개로 여전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김민성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정규시즌 성적도 116경기 출전 타율 2할9푼2리 11홈런 77타점으로 리그 정상급 3루수로 발돋움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혼자 7타점을 쓸어 담아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민성은 또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유독 강했다. 삼성전 타율은 3할7푼이며, 대구에서 3할9푼1리의 타율로 가장 높은 특정 구장 타율을 기록했다. 넥센의 6번 자리는 다른 팀들에 비해 부담이 큰 타순이다. 홈런왕 박병호와 거포 유격수 강정호의 뒤를 받쳐야 하기 때문이다. 염경엽(46) 넥센 감독은 “4, 5번의 출루율이 4할대라 6번에게 찬스가 많이 간다”며 “그래서 6번 타자도 게임을 결정짓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민성은 정규시즌에서 8개의 결승타를 치며 제 몫을 충분히 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4할5푼5리 1홈런 7타점으로 공포의 6번 타자가 됐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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