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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라디오 청취자 사로잡은 기생 시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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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라디오 청취자 사로잡은 기생 시조창

입력
2014.11.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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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서도 소리의 진미 '기판 시조'

리듬감ㆍ다양성 불구 천대받아 퇴조

김옥심 명창이 남긴 20여곡 복원

7일 한국문화의집서 무료 공연

경서도 소리의 진미인 기판(妓版) 시조의 잔치판이 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에서 열린다. 기판 시조란 유장한 선비판 혹은 양반판 시조와 달리 기생들이 발달시킨 예술적 시조 창법을 이른다. 그러나 “창법이 얌전하지 못하고 저속하다”는 이유로 해방 이후 쇠퇴한 장르다.

이날 경서도 소리 전문 단체인 경서도소리포럼이 개최하는 ‘기판 시조 복원 연주’에서는 경서도 소리의 전설인 김옥심(사진) 명창이 남긴 시조창 20여곡을 복원해 선보인다. 경서도 소리는 서울, 경기, 평안도 지방에 회자됐던 노래 양식으로 예술성을 능가하는 다양성이 진미다. 민요는 물론 가사ㆍ가곡ㆍ시조ㆍ범패 등 인접 양식까지 능히 포용하는 다양하고도 화려한 기교가 압권이다.

기판 시조의 가장 큰 특징은 선비판의 시조에서는 허락되지 않는 는박, 준박 등 자유스런 리듬감이 있다는 것이다. 재즈로 치면 스윙 감(swing feel)인 셈. 평소 잘 공연되지 않거니와 경서도 소리의 전설인 김 명창의 창법이 완전한 무대 형태로 되살아 나는 것은 처음이다.

일종의 민요 시조인 기판 시조는 선비들의 음악 살롱 격인 풍류방 문화의 산물로 1930년대에 이르러 권번으로 전수돼 기생 계급을 중심으로 발달한 시조창이다. 당시 라디오 방송에서 최고 인기의 레퍼토리였던 기판 시조는 그러나 이후 급격히 퇴조해 해방 이후 종적을 감추었다. 그러다가 전설적 소리꾼 김옥심 명창의 평시조, 사설시조, 우조지름시조 등 20여수가 1950년 이후 국립국악원과 자택 등지에서 발견돼 다시 주목 받았다.

국악 평론가 김문성씨는 “민요와 잡가만 남은 경서도 소리의 올바른 복원을 위한 첫 단추”라면서 “향제(영호남, 충청)보다 풍성한 시조창의 부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는 조모란이 ‘여창지름시조’를, 박월정이 ‘사설시조’를 선보이는 등 제자 혹은 국악 경연대회의 수상자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02)3011-1788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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