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가 최근 파행을 빚었던 제주도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잠정 거부됐던 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일정이 다시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선화 제주도의회 운영위원장은 3일 “의장단 간담회에서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를 재개하기로 결론지었다”며 “다만, 심사 경과 보고서에 청문 대상에 대한 적격ㆍ부적격 의견을 명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맡은 각 상임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무용론도 제기됐지만, 의회는 줄곧 청문회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며 “무엇보다 제주도와 의회가 합의해 마련한 청문회이기 때문에 제주도를 이끌 행정시장과 공공기관장에 대한 도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계속 진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선거공신이라는 이유로 시장이나 공공기관장을 임명해왔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에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던 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잠정 거부했다. 의회가 같은 달 27일 열린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부정적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하는 등 청문회가 통과의례식 요식행위로 전락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주 행정시장과 산하 공기업,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 제주특별법에는 정무부지사와 감사위원장에 한해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와 도의회는 지난 8월 이지훈 전 제주시장의 낙마 후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협치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행정시장 인사청문을 시행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어 인사청문 대상을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도관광공사, 제주에너지공사 등 공기업과 출자기관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출연기관인 제주발전연구원 등 5개 공공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했다.
한편 도의회는 이날부터 14일까지 12일간의 일정으로 제323회 임시회를 열어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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