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야권이 2017년 행정장관 선거안을 철회시키기 위해 의원직 집단 사퇴 검토에 들어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2일 홍콩의 국회격인 입법회의 범민주파 의원들이 전날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 등 시위대와 만나 야권의 의원직 사퇴를 통해 사실상의 총선거를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렁쿽훙(梁國雄) 사회민주연선 주석과 에밀리 라우 와이-힝(劉慧卿) 민주당 주석 등이 집단 사퇴에 동참할 의사를 밝혔지만, 야권이 사퇴하면 여당이 단독으로 선거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제기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36일째 도심 점거 운동을 주도하는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 공동 대표인 베니 타이 이우-팅(戴耀延·50) 홍콩대 법대 교수는 전인대가 의결한 선거안이 입법회에서 부결되면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의회 해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캐리 람(林鄭月娥) 정무사장은 이날 “시민은 자신이 뽑은 의원이 4년 임기를 채우기를 원하지, 1억 홍콩달러(약 137억원) 이상 드는 대규모 보궐선거로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원들의 신중한 결정을 주문했다. 람 사장은 “정부가 학생과의 대화에 진정성을 보이는 것처럼 학생들도 교착 국면을 풀려고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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