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릴 위험을 건강검진처럼 조기 선별하는 새로운 기억력 검사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신민섭ㆍ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40∼74세 중ㆍ장년층과 어르신들의 기억 및 인지능력을 쉽게 평가하는 ‘전산화 기억력평가 시스템’(MDS)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MDS는 언어적, 시공간적 기억력과 전두엽의 기능인 작업 기억력, 실행능력, 주의집중력 등 다양한 영역의 인지능력을 종합 평가해 경도인지장애(MCI)나 치매 발병 위험을 가늠하는 검사다
검사 소요시간은 40분 이내다. 모든 평가과정은 전산화돼 있어 의료진의 도움 없이도 검사를 할 수 있다. 검사결과도 수치로 자동 산출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검사결과 ‘정상’이면 안심해도 되지만, 기억력과 실행능력 등에서 ‘위험’이나 ‘저하’ 판정을 받으면, 전문가에게 추가 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한다.
MDS는 좀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 연령대별로 다른 기준을 마련, 중장년용(40∼59세)과 노년용(60∼74세),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됐다.
책상과 모니터, 노트북, 헤드폰, 반응버튼이 모두 한 세트로 구성돼 있는데, 검사를 받는 사람이 모니터에 제시되는 문항을 손가락으로 터치해 응답하거나, 손에 쥐고 있는 버튼을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치매 조기진단과 예방치료에 관심이 높아지지만, 정작 자신의 치매 위험도를 사전에 파악하는 방법은 지금까지 전무했다.
병원 신경과에서 하는 정밀검사는 비용이 상당히 비싸고, 간단한 검사는 소요 시간이 10분도 안 되는 설문지 검사뿐이어서 신뢰도가 낮았다. 반면 MDS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치매 발병 위험도를 체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신 교수는 “MDS를 이용, 기억력 및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치매 위험도를 조기에 파악하게 되면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크게 줄 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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