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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어울린 근대회화

입력
2014.11.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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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박물관 5일부터 전시회

'대한제국 동가도' 중 군복을 입고 말을 탄 고종
'대한제국 동가도' 중 군복을 입고 말을 탄 고종

이화여대박물관 2층 전시실에는 한국의 수묵채색화에 근대적 기법을 도입한 작가들 중 한 명인 청전 이상범의 산수도 2점이 걸려 있다. 같은 작가 그림이지만 분위기는 서로 다르다. 1938년에 그린 초기작은 세로가 긴 전통적인 동양화 구도지만 푸른 숲의 원근을 표현하기 위해 채색을 적극 활용했다. 1949년에 그린 산수화는 색은 적게 썼지만 서양적인 가로 구도를 활용해 눈 덮인 산과 드넓은 들판의 장대함을 표현했다. 더 좋은 표현을 위해 서양화의 기법을 도입하면서도 동양화의 느낌은 이어가는 그림들이다.

이화여대박물관이 5일부터 ‘근대회화-대한제국에서 1950년대까지’ 전시를 연다. 대한제국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한국 화가들이 전통과 근대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궁중화원 출신으로 전통회화 교육기관인 서화미술회 교수였던 안중식ㆍ조석진, 서화미술회가 배출한 김은호ㆍ이상범ㆍ장우성의 동양화를 볼 수 있다. 한국인 최초로 동경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나 동양화를 그린 고희동,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로 미술 유학을 가서 ‘살롱 도톤’미술전람회에 작품을 낸 이종우, 추상회화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그림도 나온다.

대한제국 시대 그림으로는 명성황후의 장례 행렬을 묘사한‘명성황후 발인반차도’와 고종의 행차를 담은 궁중 기록화 ‘대한제국 동가도’를 전시한다. 갑오개혁 당시 주요 대신들의 회의를 그린 ‘군국기무소회의도’, 대한제국의 교과서와 우표도 볼 수 있다. 2015년 4월 11일까지 전시한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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