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등 이슈 안 먹혀… 선거 직전 옐런 의장 만나 SOS
중간선거 참패를 눈앞에 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장 뼈아프게 여기는 건 뭘까. 바로 ‘경제 이슈’가 먹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2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올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치(3.0%)를 훨씬 웃도는 3.5%에 달하고 실업률도 대폭 낮아지는 등 거시 경제지표가 개선됐는데도,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를 망쳤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서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과 이에 부정적인 공화당에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그는 로드아일랜드 주의 프로비던스에서 열린 여성의 경제적 평등을 주제로 한 회의에서 “시간당 7.25달러인 법정 최저임금이 10.10달러로 오르면 2,800만명의 미국민이 혜택을 본다”며 “임금 인상을 막는 공화당을 저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체감경기가 나아진 게 없다는 공화당 주장에 더 공감하는 모습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 같은 보수 성향의 연구소는 연방정부의 국방비 지출 등의 수치를 비교하며, 오바마 정부가 선거에 임박해서 내놓은 경제성장률 수치는 과장됐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AFP는 이와 관련,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오바마는 경제를 망친 대통령’이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상원에서 공화당 원내총무가 유력한 미치 맥코넬 후보는 “지난 6년간 오바마 정부의 정책은 경제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이미지 광고로 재미를 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전인 3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만나는 등 경제이슈 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에볼라 확산에 대한 공포와 이슬람국가(IS) 공습 작전 등 보건ㆍ외교 이슈가 선거 분위기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눈을 경제 쪽으로 돌리게 하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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