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회사를 빼앗기 위해 조직폭력배와 무허가 경비업체를 동원한 혐의(업무방해 및 경비업법 위반)로 중소기업 A사 이사 김모(42)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업무를 방해한 충장OB파 조직원 이모(43)씨와 경비업체 운영자 이모(26)씨도 함께 구속하고 2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월 동업자 배모(42)씨와 대형 건설사에 차량 멈춤턱 등을 납품하는 A사를 공동 인수해 운영하기로 했으나 회사운영과 금전문제로 분쟁이 발생하자 회사를 빼앗기로 마음 먹었다. 김씨로부터 1억5,000만원의 성공보수 지급 약속과 함께 용역 동원을 부탁받은 정모(47ㆍ불구속)씨는 무허가 경비업자 이씨와 충장OB파 조직원 이씨, 화양파 조직원 문모(36)씨 등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7월 중순 경기 파주시 A사로 찾아가 문신을 드러내 겁을 주는 등 위력을 과시하면서 1ㆍ2층 공장 및 사무실을 점거한 뒤 배씨와 직원들을 쫓아냈다. 이씨 일당이 17일 동안 12시간씩 2교대 근무까지 서가며 출입을 봉쇄해 이 기간 생산과 제품 관리 등 회사 기능은 마비됐다.
조사 결과 동원된 용역 22명 중 체육대학생 4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폭력 혐의 등으로 입건된 전과자였으며, 살인전과자도 1명 있었다. 경비업법 상 집행유예 기간 중이거나 강력 전과가 있으면 용역 경비원을 할 수 없다. 경찰은 경비업체 운영자 이씨가 폭력조직 조직원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점으로 미뤄 분쟁 현장에서 청부를 받을 때마다 이들을 용역으로 소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사 김씨는 회사 점거 기간 동안 공금을 횡령하는 등 약 5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회사에 끼치고 고의 부도를 내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흔히 경영권 다툼이 생기면 상대방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조폭을 동원하고 조폭 역시 돈벌이를 목적으로 무력을 행사하는 등 공생관계에 있다”며 “향후 이권 사업에 개입하는 조폭 및 무자격 경비원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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