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장례식장 이용 약속 담은 주민 유언장 쓰기 운동 확산
군비 100만원씩 지원 조례도
‘내가 죽거든 꼭 괴산군내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러다오’
요즘 충북 괴산에서는 이런 내용의 유언장을 쓰는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장단과 지역 사회단체, 경로당 노인들의 동참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운동이 본격화하진 두 달여 만인 10월말 현재 1,051명이 참여했다.
유언장 쓰기 운동은 임각수 괴산군수가 솔선수범하면서 촉발됐다. 임 군수는 지난 8월 11일 사후 자신의 장례를 지역 장례식장에서 치르도록 하겠다는 유서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했다. 이후 노인들은 물론 각 기관장, 사회ㆍ직능단체 회원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범 군민운동으로 확산됐다.
이 운동의 취지는 지역 장례식장을 이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지역생활권 통합 등 주민화합에도 일조하자는 데 있다. 적지 않은 군민들이 인접한 청주, 충주 등 도시에서 장례식이나 결혼식을 치르면서 지역자금 유출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보자는 현실론이 작용했다.
이를 위해 괴산군은 지난해 11월 군 외곽지역 6개 면 주민이 지역내 장례식장을 이용하면 군비로 100만원을 지급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이어 최근 지원 대상을 군내 11개 읍면 전체로 확대하는 조례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군은 또한 지역 결혼식장을 이용하는 남ㆍ녀에게 각각 100만원씩 지원하는 조례안도 만들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계획이다.
임각수 군수는 “생을 다한 이후에도 고향에서 장례를 치러 지역물품과 상가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군민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장례식장ㆍ결혼식장을 이용하자는 운동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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