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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가까이 가는 가톨릭영화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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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가까이 가는 가톨릭영화제 만들고 싶다”

입력
2014.1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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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조용준 신부.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조용준 신부.

“크고 화려한 영화제는 많지만 그리스도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영화제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좀 더 얘기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30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소박하게 첫 행사를 시작한 가톨릭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조용준(42) 성바오로회 신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랫동안 염원해왔던 영화제를 올해 처음 여는 마음이 남다를 터. 그는 “가톨릭 특성상 누군가 일을 벌여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하게 됐다”며 “준비만 하다 잘 안 되면 어쩌나 주위에 걱정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시작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영화제는 아주 작은 영화제다. 30일부터 나흘간 장편 11편, 단편 39편을 상영한다. 지역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아 예산이 풍족하지 않다. 기업 후원과 신자들의 재능 기부가 없었다면 개최가 불투명했던 행사다. 영화 상영도 가톨릭청년회관 내 단 두 개의 상영관에서만 한다. 모든 영화는 무료로 상영하는데 예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직접 가서 표를 받는 수밖에 없다.

“영화제 하면 늘 영화관에서 하죠. 정형화한 영화제가 많습니다. 그렇게 해선 우리의 성격을 드러내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영화제에 맞는 공간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당에서 할까도 생각했는데 신자 아닌 분들은 어려워하시더군요. 그래서 열린 공간이면서도 가톨릭적 색채가 드러나는 곳으로 가톨릭청년회관을 택했죠.”

30일 상영한 개막작 ‘더 컨페션’은 첫 고해성사를 앞둔 두 소년을 그린 단편영화다. 초청 장편 6편에는 ‘사이드웨이’로 유명한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네브라스카’, 미국 독립영화 리지스 트램블레이가 제주 4ㆍ3항쟁 및 강정마을 생명평화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제주의 영혼들’, 호스피스 병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목숨’, 유덕화 주연의 ‘심플 라이프’ 등이 포함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관한 두 영화를 상영하는 특별전과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나는 고백한다’를 상영하는 클래식 부문도 주목할 만하다.

가톨릭영화제는 상영뿐만 아니라 교육에 힘을 싣는다는 점에서 여타 영화제와 궤를 달리 한다. 조용준 신부는 “장편영화 상영만큼 중요한 것이 단편 공모인데요 아직은 전문 영화인들과 비교하면 수준 차이가 크고 어려움이 많아서 신학교 워크숍 등을 통해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영화제가 끝나면 서울 이외 지역을 다니며 상영할 계획이고요. 저희는 또 단순한 공모가 아니라 특정 주제를 정한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종교와는 무관해요. 올해 주제는 ‘관계의 회복’입니다.”

조 신부는 영화를 공부한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교구가 아닌 수도회 신부로서 매스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선교를 맡고 있다. 평소 영상 매체에 관심이 많던 그는 미국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2년간 영화 공부를 하고 돌아와 가톨릭 영화인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느꼈다. 가톨릭영화인협회를 결성한 뒤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 올해 첫 행사를 치르고 있다. 올해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내년엔 더욱 탄탄한 행사를 마련할 생각이다.

“영화제 나흘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저변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영화제를 통해서 소개하는 영화들을 교도소나 시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상영하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연중 지속하는 행사로 만들고 싶어요. 올해는 너무 촉박하게 해서 단편 공모가 늦었고 영화 수급에도 어려움이 많았죠. 앞으론 조금 더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합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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