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디스크·사업 실패로 쓰러져
당뇨와 디스크 등 건강 악화에다 사업마저 실패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전 천하장사 이봉걸(57) 에너라이프 감독에게 훈훈한 도움이 손길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30일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병원에 입원 중인 이 감독을 찾아 격려금을 전달하고 쾌유를 빌었다.
이 이사장은 “명색이 천하장사가 능력발휘도 제대로 못한 채 쓰러져 있어서 되겠느냐”며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나 씨름계 활성화를 위해 힘써 달라”고 말했다. 24일에는 농구선수 출신인 ‘미국인 씨름거인’ 커티스 존슨이 이 감독을 깜짝 방문했다. 키 2㎙33㎝, 몸무게 190㎏, 신발크기 400㎜로 역대 최장신 씨름꾼인 존슨은 2011년부터 매년 방한해 천하장사 씨름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병문안에서 존슨은 방송 출연료를 이 감독의 병원비로 쾌척했다.
이 감독은 “체구가 큰 사람끼리 남다른 정이 가 씨름장에서 만날 때마다 무게중심 낮추는 법, 큰 키를 이용한 배지기 기술 등을 틈틈이 알려줬다”며 “이번에도 큰 사람들끼리 이심전심이 통한 것 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인간 기중기’라 불리며 이만기ㆍ이준희와 함께 1980~90년대 씨름 트로이카의 한 축을 이뤘던 이 감독이 척추 뼈 3개를 교체하는 ‘디스크 협착 수술’을 받으며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건 지난 17일. 젊었을 때 고된 반복 훈련으로 약해져 있던 허리 디스크가 악화하면서 올해 초부터 하체에 가벼운 마비 증상까지 왔다. 여기에다 실패한 사업을 마무리 하느라 병원 치료를 미룬 게 병을 키웠다. 9월부터는 아예 걷기 조차 힘들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당뇨까지 겹치면서 수술일정이 더욱 미뤄졌다.
이 감독은 “2006년 대전시의원 선거에 낙선하고 2009년 시작한 사업까지 실패하면서 정신적ㆍ물질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병원문을 나서는 대로 김천 천하장사대회, 대통령배 생활체육 씨름대회 참석키로 하는 등 여전히 씨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역대 천하장사모임도 추진할 예정이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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