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자전거 타며 법적 대응 준비
美간호사 연합 11·12일 항의 파업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치료 후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뉴저지 주의 강제조치로 사흘간 격리됐던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33)가 거주지인 메인 주로 돌아와서는 주 당국의 ‘자택 격리’명령에 정면으로 반발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히콕스는 전날에 이어 30일 오전에도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는 한편 법원 명령에 따른 강제격리에 대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주 당국과 충돌하고 있다. 그는 집 앞 기자회견에서 “나는 에볼라 음성반응을 보였고, 현재 아무런 증상도 없으므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렇게 가만히 앉아 내 인권이 침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취재 기자들에게도 “나를 껴안아도, 나와 악수해도 에볼라를 전염시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히콕스의 법정 대리인인 노만 시걸 변호사는 “에볼라 전염 경로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며 “(대중의) 두려움은 의학적 사실에 근거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히콕스는 또 남자친구와 함께 자택 인근에서 5㎞ 가량 자전거를 탔다. 히콕스와 남자친구가 자전거를 타는 동안 경찰차가 줄곧 따라 다녔다.
시에라리온에서 진료활동을 했던 히콕스는 24일 뉴저지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뉴저지 주의 ‘의무격리’ 첫 대상자가 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음성 반응에도 격리돼 있다가 27일 퇴원했다. 또 메인 주도 귀가한 그에게 21일의 자발적 자택 격리를 명령했다. 메인 주의 ‘자발적 격리’조치도 연방정부가 권고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의 대응이다.
한편 미국 최대 간호사단체인 ‘미국간호사연합’(NNU)은 미국 의료체계가 에볼라를 치료하는 간호사를 보호하지 못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다음 달 11일과 12일 미국 전역에서 파업과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데보라 버거 회장은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5만명, 기타 지역에서 10만명의 간호사가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NNU는 파업과 함께 에볼라 환자를 치료할 모든 병원에 맨살이 전혀 노출되지 않는 전신 방역복과 공기정화 장치 등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출 것을 요구했다. 또 진료 인력 전원에 대해 방역복을 입고 벗는 방법 등을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훈련시킬 것도 요구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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