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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경쟁력 3~4개 분야 육성해 의료한류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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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경쟁력 3~4개 분야 육성해 의료한류 선도"

입력
2014.10.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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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이식 건수 세계 5위 / 국내 각막이식 수술 50% 담당

아부다비 건강검진센터 이어 두바이에도 2호점 개설 계획

승기배 서울성모병원 원장은 “가톨릭 이념을 바탕으로 환자의 육체적 치료는 물론 마음의 치료까지 전인적인 치유를 위해 고객감동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승기배 서울성모병원 원장은 “가톨릭 이념을 바탕으로 환자의 육체적 치료는 물론 마음의 치료까지 전인적인 치유를 위해 고객감동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최근 어려운 국가 경제와 함께 저(低)수가와 의료보장이 강화되면서 여러 대학병원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 있는 운영으로 글로벌 리딩 병원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달 15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아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승기배(59) 서울성모병원 원장의 각오다. 승 원장은 이를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센터(BMT센터), 안과, 심뇌혈관, 암, 장기이식센터 등을 발전시키도록 인력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서울성모병원이 자랑하는 BMT센터는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 5,000건을 돌파했다. 세계 5위에 오를 정도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독보적인 성과다. 안센터는 각막이식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하고, 국내 연간 50% 이상의 이식 수술을 담당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분야다. 심뇌혈관 수술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적정성 평가를 2년 연속 1등급을 받았으며, 이식센터도 콩팥이식 2,400건, 간이식 850건 이상을 돌파했다. 세계 최고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분야를 최소한 3~4개 이상 육성 발전시키겠다는 게 승 원장의 복안이다.

승 원장이 던진 승부수는 해외 의료진출과 해외 환자 유치다. 치열한 경쟁에다 보험수가 인하 등의 영향으로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이른바 ‘빅 5’ 병원의 수익성은 날로 떨어져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는 곳이 적지 않다.

승 원장은 위기가 새로운 기회라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새로운 기회의 하나가 바로 중동 진출이다. 승 원장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건강검진센터와 암센터에 이어 두바이에도 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해 ‘의료 한류(韓流)’를 주도하겠다”고 했다. 그는 “12월에 아부다비 건강검진센터 본 계약과 암센터를 짓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부다비 건강검진센터에서 일할 직원의 1차 파견 준비도 끝냈다. 24명 모집에 무려 125명이 지원해 건강검진센터의 인기를 실감했다. 파견 직원에게 두 배 이상의 월급과 숙소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승 원장은 “요즘 병원들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의료수가를 비롯해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삭감 등으로 경영에 어렵다”며 “해외 진출을 통한 수익 창출로 이를 돌파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부다비 건강검진센터는 앞으로 5년간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두바이에 2호점도 내 중동 건강검진 시장 진출에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승 원장은 의료관광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제진료센터를 만들어 예약ㆍ진료ㆍ수납등 모든 진료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 결과, 2012~2013년에 해외 환자가 30% 이상 증가한 데다 올해에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아랍권 환자 유치에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병원 외국인 환자 수익 중 UAE 입원 환자 수익이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들 환자의 80%는 중증질환자로 환자 1인당 평균 6,000만원에서 최고 3억원의 진료비를 낼 정도다. 서울성모병원이 가톨릭 재단 소속 병원인데도 불구하고 아랍권 환자들로 넘치는 이유는 특화된 조혈모세포이식 기술과 세심한 서비스 덕분이다. 백혈병이나 아랍인에게 유독 많은 지중해성 빈혈 치료도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40여명의 아랍권 환자가 진료를 받을 정도여서 서울성모병원 1층 로비가 두바이 국제공항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게다가 가톨릭 병원 특성상 병실마다 걸려있던 십자가를 아랍 환자를 배려하기 위해 떼냈다. 아랍 여성환자가 입원한 병실에는 ‘남성들은 출입하지 말아달라’는 안내판도 붙였다. 수시로 ‘할랄’(이슬람교 기준을 통과한 음식) 품평회를 열어 환자와 보호자의 입맛에 맞는 아랍 식단을 내놓고 있다. 승 원장은 “무슬림을 위한 이 같은 배려가 알려지면서 지난 2월 한국을 찾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니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병원을 다녀가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정성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새겨진 배지를 오른쪽 가슴에 단 승 원장은 인터뷰 내내 ‘가톨릭 이념’을 강조했다.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여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살핀다’는. 이를 바탕으로 육체적 치료는 물론 마음의 치료까지 전인적인 치유를 위해 고객감동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승 원장은 “다른 대형 병원에서 환자 행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서울성모병원의 설립 취지가 바로 환자의 행복”이라며 “환자 행복은 우리가 원래부터 내세우는 모토”라며 웃었다. 이런 가톨릭 이념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은 환자 만족도와 진료서비스의 일류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종합병원을 포함한 29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서비스품질지수에서 서비스 업종의 집약체인 호텔이나 항공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승 원장은 1981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한 뒤 순환기내과교실 학과장, 심혈관센터장, 대한심장학회 중재시술연구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지난 20년간 1만건 이상의 심장질환 관상동맥성형술(스텐트 삽입술)을 시술한 심혈관 질환 치료의 권위자다. 활발한 연구활동으로 200여건의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제1저자로 참여한 ‘관상동맥 좌주간지 병변에 대한 경피적 스텐트 시술 및 관상동맥 우회로수술의 비교’ 논문은 세계적 권위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되기도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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