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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중앙대 “학과 통폐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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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중앙대 “학과 통폐합하겠다”

입력
2014.10.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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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44개 학부로 구조개편 추진

취업률 등 평가해 내달 학과 확정

"대학평가 순위 상승이 발전이냐"

학내 커뮤니티 들끓어 갈등 예고

학과 통폐합으로 학생들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중앙대가 또 한 번 통폐합을 예고해 마찰이 예상된다. 학생들은 취업률에 초점을 맞춰 순수학문 연구 등 대학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30일 중앙대와 총학생회에 따르면 총학은 15일 대학평의원회로부터 학과 통폐합 내용을 담은 ‘학문단위 구조개편 추진계획안’을 전달받았다. 대학은 교육부의 대학 입학정원 감축 정책에 따라 정원을 2017년까지 4%(185명) 감축하면서 학과 구조조정으로 대학 발전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개편안은 현재 48개 학부, 22개 학과 체제를 4개 학부를 제외하고 44개 학부로 통합 평가한 뒤 11월에 통폐합할 학과를 확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가는 대학정보공시 자료 등을 통한 대외경쟁력 평가와 국제화, 재정 기여 등을 담은 내부역량 평가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대학은 2018년까지 ▦취업률 48.3%에서 70%로 향상 ▦국내 대학 순위 8위에서 5위로 상승 ▦20~30년 후에도 존재할 학과 개설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취업률이나 향후 발전 가능성 등 사회적 선호도에 맞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학생회는 “대학은 수치화된 정량적 지표만 반영해 학과를 통폐합하려 한다”며 “대학이라는 특성을 고려한 정성적 지표도 반드시 평가에 반영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내 인터넷 커뮤니티의 ‘학문단위 구조개편 의견 제안’ 게시판도 들끓고 있다. A씨는 “기업이 생산성 하락 시 실시하는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대학에서 쉽게 쓰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생산성이 아니라 지식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B씨는 “모 신문사 대학평가에서 순위가 올라가는 것이 대학 발전이라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C씨는 “예술대 졸업생 중에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취업률에 반영되지 않는다. 대학의 기준에 따르면 고흐나 피카소도 무직”이라고 지적했다.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피하려고 대학이 ‘꼼수’를 썼다는 비난도 나왔다. 앞서 대학본부는 15일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21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발표했다. 총학생회가 20~25일이 중간고사 기간이라는 점을 들며 대학의 소통 부재를 지적하자 대학본부는 부랴부랴 시한을 다음달 4일로 늦췄다.

대학은 “말 그대로 계획에 불과해 통폐합 대상도 정해진 게 없다.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구성원 다수가 동의하는 구조개편을 진행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평가 기준이나 추진과제 등을 볼 때 대학을 취업준비학원으로 전락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중앙대는 2008년 두산그룹에 인수된 직후 77개 학과를 46개로 통폐합했다. 인문ㆍ사회대는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통폐합의 주요 대상이 됐고, 경영ㆍ경제학부 정원은 크게 늘었다. 올해 9월에는 대학원 학과 수도 76개에서 67개로 줄였다. 또 인문ㆍ예체능 계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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