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ㆍ철강업 침체도 악재
비상경영을 선포한 현대중공업이 3분기에 2조원 가까운 적자를 내며 창사 이후 최대 손실기록을 또 다시 기록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30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12조4,040억원에 영업손실 1조9,3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로 1조원 벽을 돌파한 현대중공업은 1분기 만에 적자폭이 2배 가까이 늘어나 올해 누적적자가 3조2,000억원을 넘었다. 특히 4분기 연속 적자행진에 손실폭도 갈수록 늘어나 회사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공정지연에 따른 비용증가가 대규모 영업손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시장에서는 예상 손실을 모두 반영해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음으로써 ‘모든 부실을 털고 간다’는 해석이 적지 않았으나 또다시 3분기에 추가로 1조564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것에 대해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의 개혁작업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의 경영 복귀를 시작으로 임원 수를 31% 축소하고 조선3사 영업조직 통폐합, 한계사업 정리 등의 개혁방안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안타깝지만 부실정리로 불확실성을 제거한 측면이 크다”며 “새로운 경영진 취임으로 모든 분야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4분기에는 영업이익 5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손실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설명에도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안팎의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조선 해양플랜트산업 활성화의 전제 조건인 세계 해운, 철강, 에너지개발 및 석유화학 시장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 파업이라는 내부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 결과 가결을 결정하고 파업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는 중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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