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삼성의 희망으로 떠올라
이승현(22ㆍ197㎝ㆍ오리온스)만 있는 게 아니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서울 삼성의 김준일(22ㆍ201㎝)도 있다.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삼성이 ‘김준일 효과’로 웃고 있다. 이상민(42) 신임 감독도, 베테랑들도 신인 ‘기 살리기’에 여념 없다. 삼성은 2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77-67로 승리해 4연패에서 탈출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리오 라이온스(29점 12리바운드)의 활약도 좋았지만 김준일(14점)이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연패 탈출에 앞장 섰다.
연세대 출신 김준일은 이날 현재 8경기 평균 22분37초를 뛰며 11득점, 리바운드 3.4개, 어시스트 0.9개를 기록 중이다. 신인 치고는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그런데 경기가 거듭되면서 출전 시간이 늘고 있다. 24일 모비스, 26일 동부, 29일 KT전까지 3경기 연속 30분 이상을 뛰었다. 이승현과 더불어 단번에 즉시 전력이 된 ‘유이’한 신인이다.
이 감독은 “아직 성장하는 단계”라는 표현을 썼다. 내외곽을 오가는 수비, 높이를 살린 골밑 득점, 속공 가담 능력 등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해야 하는 선수”라는 의미다. 이 감독은 “팀 전력상 준일이가 상대 외국인 선수를 맡아야 한다. 하나하나 배워가는 과정”이라며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외국인 선수를 상대로도 득점이 되니깐 ‘이거 해도 되는 구나’라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체력이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김준일은 오프 시즌 동안 훈련 없이 시즌을 맞았다. 포워드 이동준(200㎝) 센터 송창무(205㎝) 등이 부진하자 대타 출전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외곽 플레이를 즐기는 라이온스의 성향 탓에 김준일이 골밑에 없으면 불안하다. 이 감독도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쉬게 해주고 싶지만 리바운드, 수비에서의 역할 때문에 기용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다행히 라이온스가 서서히 한국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무리하게 3점슛을 난사하는 모습은 줄어 들고 동료들과 패싱 플레이를 하는 요즘이다. ‘빅맨’ 김준일과의 호흡도 차츰 좋아지고 있다. 라이온스가 “참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그의 기량을 인정하면서부터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둔 삼성에 희망의 빛 줄기가 보인다. 헌신하는 막내 김준일이 팀을 바꾸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