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태권도 겨루기 승부 조작했던 간부 아들에 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태권도 겨루기 승부 조작했던 간부 아들에 또…

입력
2014.10.30 18:35
0 0

품새대회서 심판 개입해 단체전 우승

지난해 7월 열린 '제4회 전국 추계 한마음태권도 선수권대회' 고등부 품새 단체전 시합에서 벌어진 승부조작 사건 관련 동영상.
지난해 7월 열린 '제4회 전국 추계 한마음태권도 선수권대회' 고등부 품새 단체전 시합에서 벌어진 승부조작 사건 관련 동영상.

“너무 하잖아! 김 전무 아들이면 이렇게 해도 돼?”

지난해 7월 전국 추계 한마음 태권도 선수권대회 고등부 ‘금강’ 품새 단체전 4강전. A고교 권모 코치는 시합이 끝나자마자 경기장에 난입해 분통을 터뜨렸다. 누가 봐도 이긴 시합이었지만 심판 판정결과는 엉뚱하게도 5대0 완패로 나왔기 때문이다.

품새는 차기 지르기 막기 연속동작으로 구성된 태극, 금강, 고려 등을 얼마나 올바르게 시연하는지를 가리는 태권도 종목이다. 권 코치의 팀은 일사불란한 팀워크와 절도 있는 동작으로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반면 뒤이어 나온 상대팀은 공연 도중 한 선수가 외발로 서는 동작에서 중심을 잃고 다리를 내려놓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판정 직후 시선은 모두 ‘김 전무 아들’에게 쏠렸다. 승리한 팀에 서울시태권도협회 김모(45) 전 전무의 고교 3학년 아들(19)이 있었던 것이다. 김 전 전무는 지난해 5월 열린 전국체전 지역 예선전인 서울시 태권도 겨루기 대회 고등부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최근 입건된 인물이다. 이후 사무국장으로 직급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협회에 남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수사 결과 이 시합은 김 국장의 측근으로 당시 대회를 주관한 모 단체 겨루기 담당 심판부의장인 김모(62)씨가 품새 담당 심판부의장 전모(61)씨에게 승부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씨는 시합 직전 심판 5명을 모두 불러 “김군 팀이 이기게 하라”고 오더를 내렸다.

심판들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순순히 인정했다. 이모(40) 심판은 “범행을 부인하려 했는데 동영상을 보니 차마 그럴 수 없다”고 털어놨다. 서모(45) 심판은 “지시를 깜빡 잊고 상대팀 청 깃발을 들려다 다른 심판들이 모두 홍 깃발을 드는 것으로 보고 급하게 바꿨다”고 말하기도 했다. 4강전을 통과한 김군 팀은 결승전에서 같은 학교 2학년 후배들과 겨뤄 우승을 차지했고, 김군은 이 대회 실적을 내세워 올해 수도권 Y대에 진학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승부조작을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로 심판부의장 김씨와 전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이 “김 국장은 승부조작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주장해 김 국장의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