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송진우도 떠나고…장종훈만 홀로
한화를 지탱하던 레전드 코치들이 하나 둘씩 팀을 떠났다. 김성근(72) 감독 체제로 팀이 바꾸면서부터다.
한화는 2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마무리 훈련이 진행되는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으로 출국했다. 훈련 명단에는 49명의 선수들과 9명의 코칭스태프 이름이 포함됐다. 그러나 정민철(42) 투수 코치가 출국 직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훈련 명단도 58명에서 57명으로 바뀌었다. 정 코치는 “현장에서만 야구를 보니 개인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 밖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예견된 결과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코치진도 ‘김성근 사단’을 전면 배치하는 대규모 개편에 나섰다. 김광수(59) 코치, 박상열(59) 코치, 아베 오사무(52ㆍ일본) 코치 등 고양 원더스 출신 지도자들을 대거 영입했다. 반면 송진우(48), 강석천(47), 조경택(44) 등 한화에서 선수로 뛴 기존 코치들과는 재계약 하지 않기로 했다. 이종범(44) 주루 코치도 김응용(73) 전 감독의 계약 종료와 함께 “그만두겠다”는 뜻을 구단에 밝혔다.
정민철 코치 역시 장고 끝에 한화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팀 성적, 투수진의 부진을 보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 같다. 김성근 감독 부임으로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구단은 끝까지 사임을 만류했지만, 본인의 의사를 막지 못했다.
1992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고졸 우선지명으로 빙그레에 입단한 정 코치는 첫 해부터 14승4패 평균자책점 2.48을 찍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데뷔 첫해 완봉승만 3차례 있었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1999년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뒤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후 2002년 다시 한화로 돌아온 그는 2009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393경기에 나서 161승 128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정 코치는 선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태양(24)도 “현역 시절 정민철 코치님처럼 던지고 싶다”는 뜻을 수 차례 밝혔다. 정 코치마저 떠나면서 한화의 레전드 코치는 장종훈(46) 타격 코치뿐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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