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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준비하는 거름으로..." 세월호 리본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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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준비하는 거름으로..." 세월호 리본 철거

입력
2014.10.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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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주변 내걸린 3만여개 리본...시민들이 떼어내 문서고로 옮겨

안전체험관에 영구 전시도 검토

30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제에서 이시종(왼쪽서 두 번째)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노란리본을 영구보존하기 위해 도 기록보존실로 옮기고 있다. 충북도 제공
30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제에서 이시종(왼쪽서 두 번째)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노란리본을 영구보존하기 위해 도 기록보존실로 옮기고 있다. 충북도 제공

“오늘의 아픔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거름이 되도록 노력할게”

30일 오후 충북도청 담장에 걸린 노란 리본을 걷던 한 시민은 이렇게 조용히 되뇌었다. 이날 충북도청 신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제’에 앞서 참석자들은 도청 주변에 걸린 3만여개의 노란색 희망리본을 떼어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영원히 기억하자고 다짐하면서.

추모제는 초혼무 공연을 시작으로 세월호 사고 희생자에 대한 묵념, 기관 대표들의 추모사, 유가족 인사로 이어졌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추모사에서 “지난 4월 16일 웃으며 떠난 여행길이 두 번의 계절이 지나갔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할 여정이 됐다”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결코 잊지 않겠다. 황망한 바다가 아닌 우리의 가슴에 깊이 묻겠다”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그는 “지금의 고통과 슬픔을 딛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게 남겨진 자의 책무”라며 “이 땅 위에 더 이상 이같은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충북, 사람을 우선시하는 충북을 만들어 나가는데 온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5대 종단의 종교의식과 추모시 낭송이 이어졌고 추모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를 구하다 참변을 당한 고(故)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부친 남수현씨는 다른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실종자의 생환을 간절히 기도했다.

추모제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수거한 희망리본을 도 기록보존실로 옮겼다. 충북도는 희망리본과 함께 조문객들의 위로 글을 담은 조위록, 충북연고 희생자 현황판 등 관련 물품을 기록보존실에 영구 보존할 계획이다. 향후 충북 안전체험관을 건립한 뒤 일부 기록물을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충북도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리본 처리 시기를 놓고 고민해오다 흙먼지와 비바람에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상자에 담아 영구 보존키로 했다.

도는 애초 추모제를 세월호 참사 200일째가 되는 다음달 1일 열 예정이었으나 그 날 서울에서 세월호 관련 대규모 행사가 있는 점을 감안해 일정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제에는 이 지사와 이언구 도의장, 김병우 도교육감을 비롯해 각 기관ㆍ단체, 종교계, 학생ㆍ학부모 등 1,300여명이 참석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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