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올해만 두 번째 만남 부각하며 APEC 기간 중 성사에 적극적이지만
中 여전히 "日 성의 먼저 보여야… 야스쿠니·센카쿠 대안 없인 어려워"

중국 베이징에서 11월 초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을 할까. 일본은 여러 차례 특사를 파견하는 등 회담 성사를 위해 적극적이지만 중국의 태도는 여전히 뜨뜻미지근하다. APEC 직전까지 할지, 않을지 가늠하기 힘든 분위기가 이어질 듯하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는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보아오(博鰲) 아시아포럼 이사회 대표들과 함께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면담했다. 친중파인 후쿠다 전 총리의 시 주석 면담은 7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일본 전직 총리가 한 해 두 차례나 중국 정상과 회담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2일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중국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와 만나 중일 정상회담을 타진했다. 총리를 지낸 정치인을 수 차례 중국에 보내는 것을 보면 일본이 얼마나 중일정상회담 성사에 애를 태우는지 짐작 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후쿠다 전 총리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양국간)거리가 좁혀졌다”며 “두 정상이 흉금을 열고 회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일본 언론들이 시 주석과 후쿠다 전 총리의 만남을 부각시켜 보도한 데 비해 중국 언론은 보아오포럼 대표들이 시 주석을 면담했다는 내용 위주로 전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국의 발전과 아시아의 발전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실크로드경제벨트와 21세기해상실크로드 구상을 다시 강조했고, 보아오포럼 쪽에서도 후쿠다 등 대표들이 “중국의 발전은 아시아와 세계에 기회”라고 말했다고만 보도했다.
게다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APEC 기간 중 중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모든 손님에게 주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중일 관계의 정상적 발전에 영향을 주는 문제와 장애가 존재한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며 결코 회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일본 지도자와 일본 측이 (양국 간에)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성의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일 갈등 원인 중 하나인 과거사 문제 등에서 일본이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공식적인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중일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문제 유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신사 참배 보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은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외교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를 중시하는 시 주석이 한일 정상회담이 추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일 정상회담 갖기를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본이 야스쿠니와 센카쿠를 둘러싼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APEC 기간 정상회담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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