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시위에 반대하는 친중 단체가 시위대를 한국의 세월호 승객에 비유해 지탄을 받고 있다.
친중 시민단체인 ‘보보선·반점중대연맹’의 로버트 차우 융(周融) 대변인은 29일 저녁 ‘센트럴 점령’ 공동대표인 베니 타이 이우-팅(戴耀延) 홍콩대 법대 교수와 찬킨만(陳健民) 홍콩 중문대 사회학자가 최근 “강의를 하면서 민주화 운동을 병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센트럴 점령의 공동 발기인 두 명은 강의에 복귀했다”며 “이는 선장이 배를 버리고 탈출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재화사(財華社)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아이-케이블 방송의 보도를 보면 차우 대변인은 당시 ‘시위 중단 요구’ 서명운동의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학 강단에 복귀하는 센트럴 점령 공동대표들에 대해 “이미 퇴장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당신을 남겨두고 지도자가 떠났다면 뭐가 더 남았나”라며 시위대 해산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는 현재 하나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선장과 주요 선원들은 배가 침몰하자 배 안에서 지시를 기다리는 학생들을 남겨둔 채 가장 먼저 구명보트를 타고 떠났다. 결국, 학생들은 익사했다”고 말했다. 강단에 복귀하는 공동대표를 세월호 선장과 선원으로, 남은 시위대를 학생에 비유한 것이다.
홍콩 인권단체인 탈북자관주조(脫北者關注組)의 오언 로 공동 설립자는 “홍콩 내 정치 운동을 아직도 많은 한국인의 가슴에 남아 있는 비극적 사건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러한 비유를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이용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