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46) 넥센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이 사령탑으로서 두 번째 경험이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팀의 미래까지 내다봤다. 한 두 해 ‘반짝’하는 팀이 아니라, 꾸준히 강한 전력을 유지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다. ‘젊은 피’들은 경기를 뛰든, 못 뛰든 포스트시즌 분위기를 느끼는 자체 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끼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염 감독의 선수 키우기 1순위는 조상우다. 고졸 2년차 조상우는 지난해 1년 동안 공들인 선수다. 올 시즌 필승조로 활약한 그는 첫 포스트시즌 무대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2차전에는 전날 34개의 공을 던진 탓인지 아웃 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하고 볼넷 2개, 2루타 한 방을 맞고 무너졌다.
하지만 염 감독은 “항상 잘 할 수는 없다”며 조상우를 감쌌다. 아픈 경험도 더 좋은 선수가 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남은 시리즈에도 결정적인 순간 중용하기로 했다.
박헌도의 1, 2차전 주전 좌익수 출전도 같은 맥락이다. 정규시즌 동안 주전 자리는 문우람이 지켰지만 염 감독은 뜻밖에 박헌도 카드를 꺼냈다. 2011년 데뷔 이후 줄곧 음지에 있었던 박헌도는 포스트시즌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터트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투수 장시환, 김대우, 내야수 김하성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베테랑 송신영, 왼손 파이어볼러 강윤구 대신 선택 받은 장시환과 김대우는 올해 조상우처럼 내년 시즌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김하성도 올해 60경기에 나가 타율 1할8푼8리에 그쳤으나 가을 야구를 경험 중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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