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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버티는 사외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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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버티는 사외이사들

입력
2014.10.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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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대표 인사 절차 등 이유, 9명 조기사퇴 거부해 논란 일 듯

윤종규 회장ㆍ행장 겸임하기로

윤종규(가운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규(가운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취는 무슨 거취를 밝혀요. (사퇴 계획) 없어요.”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 이사회 직후)

“이사회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어려운 상황에서 잘 끌어온 거 아닌가요?” (고승의 이사, 한국일보 통화)

“뭘 잘못했는지 잘못하지 않았는지 지금으로선 잘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조재호 이사, 한국일보 통화)

29일 오후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 지난 22일 최종 후보 1인으로 선정된 윤종규 회장 내정자를 회장 후보로 추천 결의하는 자리였지만, 관심은 차기 회장 선임을 이유로 거취 표명을 미뤄 온 이경재 의장 등 9명의 사외이사들의 ‘입’에 쏠려있었다.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더불어 KB사태를 초래한 또 다른 축이었던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외이사들은 굳건히 버티기에 나섰다. 이경재 의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취 표명에 대한 계획도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던 김영진 이사도 “KB 발전에 뭐가 좋은지 고민해 보겠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할 게 없다”고 발을 뺐다.

다른 사외이사들도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황건호 이사는 “계열사 대표 선임 등 이사진이 회장을 도와 할 일이 많은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고, 조재호 이사는 “주주들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겠지만 아직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윤 내정자 역시 이사회의 책임론과 퇴진 여부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윤 내정자는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대책을 강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을 넘겼다.

KB금융 이사회는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구조. 임기는 2년이지만 1년씩 연임해 최장 5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9명 중 올해 신규 선임된 조재호ㆍ김명직ㆍ신성환 이사를 뺀 나머지 6명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4년 7개월째 이사직을 맡고 있는 이경재 의장과 고승의 이사를 제외한 김영진ㆍ이종천ㆍ황건호ㆍ김영과 이사는 1년에서 3년까지 1년 단위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한편 윤 내정자는 당분간 회장직과 더불어 국민은행장도 동시에 맡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는 조직 안정화를 위해 당분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겠다는 윤 내정자의 뜻을 받아들여 회장ㆍ행장 겸임을 최종 결정했다.

윤 내정자는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영 승계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겸임이 낫겠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향후 조직 안정을 위해 인사 시 출신 연고를 묻지 않고 성과와 역량만 보겠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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