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공동체교회 이진오 목사

한국교회 비리, 대형화에서 비롯...거센 반발 샀던 종교인 과세는

세금보다 소득 공개 꺼려 반대한 것

이진오 목사가 21일 인천 주안동 더함공동체교회에서 교회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진오(44) 더함공동체교회 목사는 ‘스타 목사 저격수’로 불린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대형 교회 목사들의 비리를 앞장서 폭로하면서 얻은 별명이다. 그도 자신을 ‘파이터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한국 기독교 교단을 좌지우지하는 목사들을 상대하다 보니 소송과 협박에 시달리는 일이 다반사다. 그럼에도 이 목사가 한국교회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데 앞장서는 이유는 단순하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욕먹기 싫어서다. “언론과 사회에서 지적하는 걸 같은 종교인이라고 해서 덮어주면 똑같은 사람이 됩니다. ‘그 놈이 그 놈’이란 소리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비리의 온상으로 비쳐지는 원인이 “교회의 대형화”에 있다며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독교계가 처한 현실을 타개할 해답이 ‘작은 교회’에 있다고 판단한 그는 뜻이 맞는 교회, 목회자들과 ‘건강한 작은 교회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건강한 교회를 위해 모든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한다. 재정관리 담당자를 따로 두고 교회 공식 홈페이지에 매달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한다. 여기에는 목사에게 지급되는 생활비도 포함된다. 교인들이 자신이 낸 헌금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교인들은 목회자의 월급에 대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서로 간에 신뢰가 쌓이지 않을 수가 없지요.”

교회가 ‘크다, 작다’를 구분하는 기준은 교인 수를 청장년 인원으로 최소 50명에서 최대 200명까지로 정했다. 120명이 넘으면 분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분리를 준비한다.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교인들끼리 서로 알지도 못하게 됩니다. 한 교회가 크게 성장하기보다 건강한 작은 교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종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던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도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교회를 세우면서 가장 먼저 한 것도 세무서에 가서 법인 고유번호를 받은 것이었다. 그는 소득신고를 한 후 누리는 혜택이 더 많다고 했다. “제 경우 4대 보험 중에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두 개만 가입할 수 있는데, 그것만도 큰 도움이 됩니다. 소득신고를 하니 금융거래를 할 때 내야 하는 소득증명서도 제출할 수 있고요.”

그는 “대형교회는 세금이 내기 싫어서가 아니라 소득이 공개되는 게 싫어서 반대하는 것 같다”며 “소득신고 여부를 목사 개인이 아닌 교단에서 결정해 소속 교회에 통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3년 전 목사 안수를 받고 인천에 교회를 개척하면서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와 간판을 달지 않는 과감한 결단을 했다. 십자가는 예배 때만 사용하고 교회 간판 대신 교육문화공간인 ‘담쟁이 숲’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교회라는 공간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교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회’라는 글씨를 조그맣게 새겨 넣었다.

“저희 교회는 ‘단순함, 작음, 더불어 함께’를 핵심가치로 생각합니다. ‘더불어 함께’를 줄인 ‘더함’을 교회 이름에 넣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이 가치에 따라 한국교회의 올바른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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