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대표 너무 미워하지 말길"...개헌 얘기 나왔지만 金 함구
29일 회동에서는 최근 갈등을 빚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분위기도 관심사였다. 야당 지도부가 당청 갈등의 촉매제였던 개헌 문제를 적극 제기하면서 김 대표를 두둔해 어색한 분위기도 한때 연출됐지만,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중재로 웃음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회동에서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개헌 문제에 대해 “당과 상의한 건 아니고 개인 자격으로 말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고,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개헌에 골든타임이 있다”고 거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는 별다른 반응 없이 듣고만 있었고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오늘은 (개헌 얘기는) 그만하자”면서 제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문 비대위원장이 당청 갈등을 염두에 두고 “김무성 대표 너무 미워하지 마라. 우리가 하도 개헌하자고 하니까 그냥 얘기한 것 뿐이다”며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간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장은 “둘(박 대통령과 김 대표)이 얘기가 다르면 국민 보기 웃긴 것이라고 했고, 이에 박 대통령이 파안대소를 했다”고 전했다.
다만 회동에 앞서 있었던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때는 냉랭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 입장 때 김 대표와 눈 인사도 나누지 않고 지나쳤고, 퇴장 때도 별다른 대화 없이 악수만 가볍게 나눴다.
회동 직후 양당 정책위의장 공식브리핑에서 “개헌 이야기가 없었다”고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의 요청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 일각에서는 “회동 결과 발표문이 너무 여당 요구대로 만들어졌다”는 불만이 나왔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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