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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이 열리면 센서가 작동해 경찰이나 군이 출동한다고? 그것도 5분 내에?
“긴급한 상황이 닥치면 112를 찾지 말고 뚜껑부터 열어야겠네” 한껏 비꼰 댓글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취재하는 동안 왠지 찜찜했던 것이 바로 ‘5분 내 출동’. 그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 보기로 했다. ▶ '맨홀 뚜껑이 궁금해' 기사보기
열리면 센서가 작동한다는 뚜껑은 맨홀이 아니라 공동구 뚜껑이다. 공동구는 수도관과 난방, 전력, 통신선로가 공동 수용된 지하 시설로 서울시내에 단 6곳뿐이다. 가로 5미터, 세로 6미터, 깊이 10미터의 박스 형태로 서울시는 주요 보안 시설이기 때문에 위치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공동구 뚜껑에 설치된 센서는 열 감지 방식이다. 뚜껑이 임의로 열릴 경우 경보기가 작동하고 관할 군부대가 출동한다. 여기서 잠깐! 뚜껑이 열리고 나서 5분 내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관할 부대의 5분대기조가 출동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군부대를 출발해 도착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거리와 교통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맨홀 뚜껑을 보고 끔찍한 사고를 떠올리는 댓글도 많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뚜껑 없는 맨홀에 빠지는 경우다. 지금은 이런 사고가 흔하지 않지만 70년대까지만 해도 취객이나 어린이가 맨홀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잦았다. 오죽했으면 신문들이 뚜껑 없는 맨홀을 통행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함정’으로 표현했겠나. 1956년 취임한 허정 서울시장은 당시 가장 시급한 문제로 ‘맨홀 뚜껑 씌우기’를 꼽기도 했다.
10여 년 전에는 빗길을 걷던 여학생이 물이 고인 맨홀 뚜껑을 밟고 감전사하는 일도 있었다. 한전에 확인해 보니 여학생이 밟은 것은 맨홀 뚜껑이 아니라 저압접속함이라는 일종의 단자함 덮개였다. 맨홀 뚜껑이 원형인데 비해 저압접속함은 직사각형이다. 한전은 사고 이후 이 저압접속함 덮개를 전면 보수하거나 플라스틱 재질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덮개를 사용할 경우도 방수 및 접지 장치와 함께 절연 고무판을 설치해 감전 사고의 위험을 크게 줄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만약 뚜껑이 맨홀로 빠지거나 누군가가 앙심을 품고 일부러 밀어 넣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맨홀 아래서 작업하는 인부들 위로 20kg무게의 쇳덩어리가 떨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나 원형 뚜껑의 경우 이런 일이 벌어질 확률은 없다. 아무리 세워서 넣어보려 해도 들어가질 않는 구조다. 그래서 대부분의 맨홀 뚜껑은 동그랗다. 맨홀 뚜껑의 강도는 어느 정도일까? 도로에 설치되는 뚜껑은 대형 차량의 무게를 견뎌야 하기 때문에 가장 강도가 높다. 13톤과 1톤의 무게를 50만회 반복해서 가하는 반복시험을 통과해야만 설치가 가능하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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