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추라, WS 6차전 KC 승리 견인
모자에 옛 동료 이름 새기고 역투
캔자스시티의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린 캔자스시티가 안방으로 돌아와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갔다. 1982년 이후 7차전까지 간 9번의 월드시리즈에서 홈 팀이 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캔자스시티는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인 분위기다.
캔자스시티는 29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승제) 6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에 10-0 치욕을 안겼다. 1차전을 먼저 내주고 2, 3차전 승리 이후 4, 5차전을 잇달아 뺏겨 2승3패로 수세에 몰렸지만 6차전을 다시 가져와 3승3패 균형을 맞췄다.
캔자스시티는 5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매디슨 범가너에게 완봉패를 당한 아픔을 영봉승으로 갚았다. 또 1985년 이후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기적의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제이크 피비가 1.1이닝 5실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4만여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캔자스시티 타선은 2회 집중력을 발휘했다. 2회말 선두 타자 알렉스 고든과 살바도르 페레스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ㆍ3루에서 마이크 무스타커스의 2루타가 터지며 선취점을 뽑았다. 오마르 인판테의 삼진으로 계속된 1사 2ㆍ3루에서 알시데스 에스코바르가 내야 안타를 쳐 만루를 만들었고, 아오키 노리치카(일본)가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피비를 1.1이닝 만에 내리고 유스메이로 페티트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로렌조 케인의 안타로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고, 에릭 호스머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까지 터지며 점수는 더욱 벌어졌다. 빌리 버틀러의 2루타로 호스머도 홈을 밟아 점수는 7-0이 됐다. 한 이닝 7점은 캔자스시티 포스트시즌 사상 최다 득점이다.
캔자스시티는 3회 케인과 5회 에스코바르의 1타점 적시타에 7회 무스타커스의 솔로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캔자스시티 선발 요르다노 벤추라는 상대 타선을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그의 모자에는 다음과 같은 흰 글씨가 적혀 있었다. ‘R.I.P(Rest in peace, 고인의 명복을 기리는 표현) O.T #18’으로 지난 27일 고향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절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외야수 오스카 타베라스를 추모하는 메시지였다. 벤추라와 타베라스는 마이너리그 더블A 텍사스리그에서 함께 뛰면서 친해졌다.
두 팀의 월드시리즈 7차전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캔자스시티와 샌프란시스코는 7차전 선발로 각각 제레미 거스리, 팀 허드슨을 내세운다. 월드시리즈가 최종전까지 이어진 경우는 2011년 세인트루이스와 텍사스의 대결 이후 3년 만이며,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캔자스시티처럼 2승3패로 끌려가다 4승3패로 뒤집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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