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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묘지의 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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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묘지의 악사

입력
2014.10.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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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는 묘지의 악사다. 지금은 출근길. 그들이 향하는 곳은 멕시코시티 산 이시도르 공동묘지다. 첼로로 보이는 악기를 등에 메고 페달을 젓고 있는 남자는, 어떤 연유인지 알 수 없는 미소를 벙그레 매달고 있다. 그 미소에서, 역시 까닭이야 모르지만, 어떤 종교적 달관의 기미도 엿보인다.

사진을 확대해보면 악기는 상처투성이다. 부딪치고 긁힌 데가 한두 곳이 아니고, 넥(neck)에도 굵은 금이 가 있다. 그래서 과연 제 소리가 날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남자의 미소는 그 불안조차 잠재울 만큼 여유롭고 믿음직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악기의 험상궂음도, 다시 보면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의 표정 같기도 하다.

사랑하는 이를 묻으며 음악을 선물하는 것이 멕시코 전례의 풍습이라고 한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멕시코시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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