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하르 차르나예프(20)의 친구인 로벨 필립포스(21)가 위증 등의 혐의로 28일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필립포스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위증했다는 혐의를 인정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차르나예프의 다른 친구 2명도 필립포스와 같은 혐의가 인정돼 이미 유죄 평결을 받았다. 필립포스는 내년 1월 예정된 선고 공판에서 최고 16년까지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다른 친구 2명은 최소 7년에서 많게는 25년까지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차르나예프의 친구 3명 모두에게 유죄가 인정됨에 따라 테러 용의자인 차르나예프도 내년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차르나예프는 유죄 혐의가 인정되면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2011년 차르나예프와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필립포스는 테러 당시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테러 발생 직후 차르나예프의 기숙사 방에 들어가 테러 관련 증거물을 치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유죄 평결 직후 검찰 측은 “이번 사건은 보스턴의 최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며 “유죄 평결로 정의가 구현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필립포스가 기숙사에 있었을 당시 대마초에 취해 있어 정확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해 4월15일 일어난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2011년 9ㆍ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최대 테러 사건 가운데 하나로 3명의 사망자와 26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차르나예프는 며칠 간 이어진 추격전 끝에 체포됐고 또 다른 용의자인 차르나예프의 형 타메를란은 경찰과의 총격전 도중 숨졌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