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입원치료 30대 남성 외박 후 술 취해 들어오자
50대 보호사가 침대에 묶고 때려 갈비뼈 부러지는 등 전치 5주 중상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기 위해 인천지역 한 재활병원에 입원했던 30대 남성이 병원 직원에게 폭행을 당해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병원 측 관리감독에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8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A(34)씨는 6일 오후 8시 10분쯤 인천 부평구 B병원 폐쇄병동에서 침대에 묶인 채로 이 병원 환자보호사 C(50)씨에게 발로 목을 밟히는 등 폭행을 당했다. A씨는 침대에 강제로 묶이는 과정에서 다른 보호사에게도 복부 등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보호사에게 맞아 갈비뼈가 부러지고 목을 삐는 등 전치 5주 부상을 입고 현재 다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2011년 알코올 중독 진단을 받은 A씨는 올해 5월 25일 B병원에 입원해 5개월째 치료를 받았다. 이 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재활 전문 병원이다. 자원 입원해 외출, 외박이 자유로운 A씨는 폭행 당일 외박 후 술에 취해 병원으로 돌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술은 마셨지만 많이 취하지 않았었다”며 “보호사들이 독방으로 데려가 손과 발을 묶고 약을 투입하면서 목과 배를 때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C씨 등 2명을 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한 환자(A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난동을 부리고 욕을 해 순간 화를 참지 못해 그랬다(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병원장 등 병원 측 관리감독에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보호사와 간호사가 A씨를 폐쇄병동에 격리시켜 몸을 묶고 신경안정제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전문의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현행 정신보건법에서는 환자를 격리시키거나 묶는 등 신체적 제한을 가하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시에 따르고 진료기록부에 기재하도록 돼 있다. 이를 어길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정신보건법에서는 환자에 대한 폭행과 가혹행위도 금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병원 측은 C씨를 해고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B병원 관계자는 “문제가 된 보호사에게 해고 예고장을 보낸 후로는 연락도 닿지 않고 직접 만나보지도 못했다”며 “다른 보호사나 병원 과실에 대해 경찰이 수사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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