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동측백나무군락지 달성습지
맹꽁이서식지 등 보전 갈등...
환경단체 "성서-지천구간 철회"
타원형 모양의 대구 제4차순환도로 곳곳에서 개발과 보존논리가 각을 세우고 있다. 이는 새로 건설될 4차순환도로 주변에 측백나무와 흑두루미, 맹꽁이 서식지 등이 있기 때문으로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지역 환경단체는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인 달성습지에 건설예정인 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구간 사업을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8일 성명서를 내고 ‘대구시의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멸종위기종 2급 흑두루미 403마리, 올해는 80여 마리가 다시 달성습지를 찾는 결실을 거뒀는데도 불구, 한편으로는 이곳에 순환도로를 건설하려는 오락가락 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왕복 10차로의 성서공단도로를 대신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환경단체들은 “순환도로 구간에 있는 대명유수지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기도 하다”며 “4차순환도로 구간의 교통수요가 뻥튀기 예측돼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이동식 도로과장은 “대명유수지를 둘러가는 것으로 4차순환도로 구간을 변경했고, 낙동강과 대명유수지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없기 때문에 환경단체의 우려와 주장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최근 천연기념물 1호인 대구 동구 도동 측백나무 숲 보존을 위해 4차순환도로 6공구인 지묘동∼둔산동 4.67㎞ 구간의 설계변경을 국토교통부에 공식 요청했다. 국토부는 한국도로공사 측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설계변경이 필요한지 검토 중이다.
이 구간은 도로설계를 둘러싸고 도로공사와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온 곳이다. 도로공사는 2008년 9월∼2011년 12월 기본설계를 하면서 도로와 측백나무숲 사이 거리를 520m 유지한 채 터널로 짓기로 했으나 2012년 3월∼지난해 10월 실시설계 단계에서 거리를 280m로 절반 가량 단축한 후 고가도로를 건설키로 변경했다.
주민들은 측백나무숲 훼손과 소음, 공해 등이 우려된다며 당초대로 터널안을 요구했으나 도로공사측은 도로 안전성과 사업비 절감을 위해 고가도로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중순 현장시장실을 열고 ‘대구시가 터널을 만드는 방향으로 실시설계 변경요청을 하면, 유승민 국회의원이 300억원으로 추정되는 공사비를 국비로 마련한다’는 해법을 도출해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측은 여전히 터널안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20년 완전 개통을 목표로 진행중인 4차순환도로 건설사업은 총연장 63.6㎞ 중 29.09㎞가 완료됐고, 안심∼지천∼성서 34.51㎞ 구간은 국가사업으로 곧 착공될 예정이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