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망대 헐고 54m 이상 높이로 디지털 전광판도 설치… 北 반발 예상
국방부와 김포시가 애기봉 등탑을 최근 철거한 데 이어 등탑 옆의 기존 전망대도 헐고 54m이상 높이의 새로운 전망대를 설치할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4층 높이의 새 전망대에서는 대북 선전용 디지털 전광판도 설치한다는 계획이어서 북한의 반발도 예상된다.
김포시는 ‘애기봉 평화공원’ 사업의 일환으로 해병 2사단이 관할하는 애기봉(해발 165m)에 위치한 20여m 높이의 기존 전망대를 허무는 대신 두 배 이상 높이의 새로운 전망대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애기봉 평화공원 사업은 김포시가 296억원의 예산을 들여 애기봉 주변 4만9,500여㎡를 공원화하는 사업으로 전망대와 6·25 전쟁영상관, 기념품점, 식당 등의 시설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군 당국은 기존 전망대 옆에 위치한 18m 높이의 등탑을 43년 만에 철거(본보 22일자1면) 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남북 2차 고위급접촉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국방부는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등탑을 관광객 등의 안전을 위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로 들어서는 전망대는 기존 전망대보다 두 배나 높은데다 대북 선전용 전광판까지 설치할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전망대가 설치되면 대북용 전광판을 만드는 사업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애기봉 등탑에서 실시되는 점등행사로 신경전을 벌였고 그 때마다 북한은 포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던 터라 새로운 전망대가 남북관계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김포시는 조심스런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포시 계획에는 아직 전광판 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국방부가 등탑을 대체할 만한 시설로 전광판 설치를 고려하는 만큼 김포시도 입장을 고수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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