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양터미널 화재 희생자 추모비는 어디에? 유족-주민들 부지 놓고 대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양터미널 화재 희생자 추모비는 어디에? 유족-주민들 부지 놓고 대립

입력
2014.10.28 17:31
0 0

유족 "참사 현장에 건립해야" 주장, 일부 상인·주민은 "기피시설" 반대

市, 협의 안되면 제3 장소 물색키로

지난 5월 경기 고양종합터미널에서 발생한 화재 희생자들의 추모비 건립 부지를 놓고 유가족과 상인들 간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들은 참사 현장인 터미널에 설치하기를 원하는 반면 일부 상인과 주민들은 기피시설이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고양시는 연내 2,200만원을 들여 터미널 화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하고 유가족과 지역 주민과 협의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추모비 건립은 유족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위치와 규모, 형태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일산동구 백석동 터미널 앞 중앙로 방향 녹지공간에 추모비를 건립해 많은 이들이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의식을 다지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유가족이 편리하게 추모하러 올 수도 있고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보면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나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터미널에 입점한 상가와 지역 주민 일부는 이런 계획에 부정적이다. 하루 유동인구가 수 만명에 달하는 도심 한복판에 추모비를 건립하는 것은 정서상 맞지 않다는 것이다. 터미널 내 상권 활성화 등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터미널 내 업체들은 참사 5개월만인 이달에서야 영업을 시작했다. 지하 5층, 지상 7층, 전체면적 2만여㎡ 규모의 터미널건물에는 버스터미널과 영화관, 롯데아울렛, 홈플러스 등이 입점해 있다. 시는 사고원인 조사를 위해 건물 전체에 대한 경찰의 출입통제 조치가 풀린 뒤 지난달까지 복구공사를 진행했고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안전진단도 받았다.

터미널 관리업체 관계자는 “유가족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다중이용 장소여서 입점 상인이나 지역 주민들이 추모비 설치에 부정적인 게 사실”이라며 “임차인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 수용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고양시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유족과 지역 주민간 의견을 조율하고 있으며,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3의 장소를 물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양터미널에서는 지난 5월26일 오전 9시10분쯤 지하상가 개점을 위해 용접작업을 하던 중 가스배관에 불꽃이 튀어 화재가 났다. 이 불로 사망 8명, 중상 5명, 경상 56명 등 69명의 사상자가 났으며 50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설비공사 현장소장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발주업체와 건물관리업체 관계자 등 1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