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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대교 진동은 무리한 공기단축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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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대교 진동은 무리한 공기단축 탓?

입력
2014.10.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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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동시험 거치지 않고 난간 가림막 설치 강행…

대응방안 없이 공사 재개해 '졸속행정' 지적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이순신대교 흔들림 현상은 보수공사 준공시기를 무리하게 단축하려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닥면 포장을 재시공하면서 양생 시간을 줄이려고 풍동시험을 거치지 않은 채 검증이 안 된 난간 가림막을 설치하고 작업을 강행해 빚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시공사인 대림건설은 노면 포장층 균열이 발생한 이순신대교의 전체 구간에 대해 지난 6월부터 재포장공사를 진행했다. 여수에서 광양방면 편도 2차선 도로는 보수를 마쳤으며, 반대 방향은 지난 5일부터 보수 중이었다. 노면 포장공사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에폭시 아스팔트 공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대림건설 측은 포장을 빨리 말리기 위해 2차선 도로 양쪽 난간에 비닐 보온막을 설치했다. 이 가림막은 길이 2,260m, 높이 1.2m의 난간 전체를 막았다. 에폭시 아스팔트 공법은 기존 공법들에 비해 강도가 높고 포장 두께를 줄여 교량을 경량화 할 수 있는 이점은 있으나 양생 시간이 길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양생 시간이 길어져 12월 말로 예정된 개통 일자를 맞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보온용 가림막 설치라는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6월 시작해 9월 끝낸 여수에서 광양방면 포장공사 시기에는 기온이 높아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았다.

특히 대림 측은 가림막 설치에 따른 풍동시험도 하지 않았다. 가림막이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다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무시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순신대교는 지난 26일 오후 6시쯤부터 바람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와류현상이 발생했다. 다리가 너울 파도처럼 출렁이면서 지나가던 차량 수십 대가 긴급 대피되고 운전자들은 속이 울렁거리고 공포심을 느낄 정도였다. 조사결과 이번 흔들림은 다리 위로 83cm, 아래로 1m28cm 정도로 출렁거렸다.

전남도 관계자는 “천막이 다리 하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풍동시험을 간과했고, 조기 양생을 위해 난간에 임시로 설치한 천막이 바람의 흐름을 막아 다리가 심하게 흔들렸다”고 말했다.

도는 가림막을 모두 제거했으며, 개통이 내년으로 늦춰질 것에 대비해 보온덮개와 전기장판을 노면에 설치해 포장을 말릴 계획이다. 도는 전날 전문가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짓고 조건부 개통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용객과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 확산에 따른 구체적인 해소 방안과 유사 상황 발생시 대응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서둘러 통행시켜 ‘졸속 통행’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번 사태 원인이 된 풍동시험을 무시하고 난간 가림막 설치를 강행한 시공사와 감리, 관계공무원 등의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진동이 허용범위 이내라도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정밀조사와 함께 운전자의 체감을 고려한 통행제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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