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지적장애 2급 30대 여성
"다방업주, 임금 안 주고 폭행 일삼아 3명에게 성폭행 당했다" 신고
석 달째 경찰수사 답보상태
조력자 “가해자 협박 때문… 당국 보호ㆍ생계지원 등 절실”
경북 영주 지역 30대 지적장애 2급 여성이 다방 등에서 일하면서도 수년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성폭력에 시달렸다는 주장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피해자는 최초 신고 후 입장을 바꿔 진술을 꺼리고 있어 가해자와 격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보호와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북 영주경찰서와 경북여성장애인상담소 등에 따르면 영주 지역 다방과 주점 등에서 일하는 한 30대 여성 A씨가 조력자와 함께 지난 7월 말 경찰서를 방문, 임금 갈취와 성폭력피해 등을 신고했다.
A씨는 당시 조력자와 경북여성장애인상담소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술녹화실에서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털어 놓았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수년간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업주로부터 수시로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60, 70대 손님 등 3명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도 진술했다.
조력자는 “성매매에 이용되기도 했고 다방에서 일하기 전 주점 주인과 손님으로부터 성폭행도 당했고 4년여 전에는 술집 여주인이 병원에 데려가 유산시킨 적도 있다”며 “지적 능력이 떨어지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초를 겪는 사연을 알고 함께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사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A씨가 경찰의 1차 조사 이후 수사에 협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능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밖에 되지 않아 피해사실을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씨는 현재 생계를 위해 다른 업소에 부정기적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력자와 주변 사람들은 가해 업주가 A씨를 협박, 제대로 된 피해자 진술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신고 후 가해 업주가 찾아 다니는 소식을 듣고 3층 옥상으로 피신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가해자가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신고한 것을 해결하라며 윽박지르는 것이 목격됐다.
경찰 관계자는 “다방 업주가 임금을 주지 않은 부분만 인정할 뿐 성폭력 등은 모두 부인했다”며 “임금은 숙식과 화장품 제공, 수시로 용돈을 주는 등으로 대신했다고 주장한다”고 해명했다.
A씨는 지적장애2급으로 등록돼 있지만 장애 연금 등 사회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주시와 여성장애인상담소 담당자는 “수년 전부터 연락이 끊어져 지급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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