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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표절 보고서로 라오스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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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표절 보고서로 라오스 투자"

입력
2014.10.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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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 거래소 세워 대규모 손실

한국거래소가 1,200만달러(약 126억원)를 투자한 라오스거래소의 사전 조사 보고서가 외부용역업체와 라오스대사관의 자료를 짜깁기해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표절한 보고서를 근거로 수백억원대의 해외투자를 벌여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27일 거래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규(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3월 작성된 ‘라오스 증시설립을 위한 현지 조사보고서’의 핵심부분은 2007년 7월 작성된 외부위탁용역보고서인 ‘캄보디아 증시설립 용역보고서’의 내용과 국가명과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내용이 똑같았다. 해당 부분은 현지 시장에서의 투자자보호제도 도입과 교육, 증권금융회사 설립방안, 시장건전성 감시를 위한 효율적인 시장 감독시스템 구축 등 한국형 증권시장 인프라 수출과 관련된 핵심부분이다. 거래소가 베낀 보고서는 한국증권연구원(현 자본시장연구원)이 2007년 7월 거래소로부터 의뢰를 받아 작성한 것으로 캄보디아 현지 사정에 맞게 작성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한국형 증권시장 인프라를 현지에 어떻게 소개할 지에 관한 것”이라며 “한국식이다 보니 내용이 겹친 것일 뿐 베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보고서 앞부분에 30쪽이 넘게 소개된 라오스의 경제상황, 정치외교 개황 등에 관한 내용도 라오스 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2005년 자료를 그대로 갖다 썼다. 정부각료 이름만 살짝 바꿨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명목으로 거래소 임원 등 5명은 2008년 2월 출장비로 1,725만원을 쓰며 열흘이 넘도록 라오스 현지 출장을 다녀왔다.

이 부실한 보고서를 토대로 거래소는 2011년 1월 1,200만달러를 투자해 현지 정부와 합작으로 라오스 거래소를 설립했다. 현재 이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고작 3곳. 거래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으면서 거래소는 2011년 4억9,000만원, 2012년 12억4,000만원, 2013년 12억8,000만원의 적자를 봤다. 2012년 900만달러(94억원)를 투자해 설립한 캄보디아 거래소 역시 지난해 2억1,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해외사업이 줄줄이 적자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거래소는 내년 우즈베키스탄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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