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PO 먼저 1승, 79.2% 확률 잡았다
이장석(48) 넥센 대표는 올해 초 시무식에서 “윤석민(29)이 우리 팀 핵심 멤버가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선수 이름을 언급했다. 지난해 말 두산에서 넥센으로 둥지를 옮긴 윤석민에게 그만큼 거는 기대가 컸다.
윤석민은 일발 장타력을 갖춘 거포형 타자다. 2012년 두산 시절 4번 타자로 후반기에만 10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만년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떼는 듯 했지만 지난해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다.
당시만 해도 2004년부터 몸 담았던 팀을 떠나는 것에 서운함을 느꼈으나 윤석민은 “넥센이 트레이드를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 시즌을 단단히 별렀다. 올해 1군 풀타임을 뛰며 타율 2할6푼7리 10홈런 43타점으로 ‘거포 군단’에 힘을 더했다.
그리고 윤석민은 일년 농사를 좌우하는 ‘가을 잔치’에서 극적인 한방을 터트렸다. 그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 1사 2ㆍ3루에서 9번 박동원의 대타로 나가 결승 우월 3점 아치를 그렸다. 볼 카운트 2볼에서 3구째 정찬헌의 시속 145㎞ 직구가 바깥쪽 높게 들어오자 힘껏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0m.
윤석민의 대포는 끌려가던 흐름을 단숨에 넥센으로 가져왔다. 5-3으로 전세를 뒤집은 넥센은 8회부터 마무리 손승락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워 LG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선발 소사에 이어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두 번째 투수 조상우는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포스트시즌 첫 승리 투수가 됐다. 윤석민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넥센은 8회 1점을 추가해 6-3 승리를 거두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양 팀의 2차전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넥센과 LG는 2차전 선발로 각각 밴헤켄, 신정락을 내보낸다.
출발은 LG가 좋았다. 2회 선취점을 내주고도 3회 2점을 뽑고 4회 스나이더의 솔로포에 힘입어 3-1로 달아났다. 하지만 운명은 6회에 엇갈렸다. 넥센은 6회 선두 타자 강정호가 투수 강습 안타를 날렸다. 강정호의 타구는 LG 선발 오른발 복숭아뼈 아래를 강타했고, 우규민은 고통을 호소하다 정찬헌에게 공을 넘겼다. 이어 6번 김민성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자 7번 이성열이 우전 안타로 2루 주자 강정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LG는 홈에서 포수 최경철이 먼저 강정호를 태그 했다면서 합의 판정을 요청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분위기가 넘어오자 염경엽 넥센 감독은 대타 카드를 꺼냈다. 8번 박헌도 자리에 서동욱을 투입해 보내기 번트로 1사 2ㆍ3루를 만들었다. 또 염 감독은 조커 윤석민을 내보냈고, 윤석민은 화끈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염 감독의 대타 카드가 잇달아 적중한 셈이다. 반면 LG는 5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던 우규민이 타구에 맞아 갑작스럽게 내려간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우규민의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경기는 1만500석이 모두 팔렸다. 플레이오프만 놓고 보면 지난해 10월16일 두산과 LG의 잠실 1차전부터 5경기 연속 매진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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