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트윈스 LG 히어로즈 숙명의 엘넥라시코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넥센과 LG는 서로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아는 팀들이다.
넥센엔 LG 출신들이 넘쳐나고, LG도 한때 현대 출신들이 장악했다. LG에서 운영팀장과 코치를 지냈던 염경엽(46) 넥센 감독은 “늘 LG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친정 팀에 애착을 보였다.
선수들 가운데는 박병호(29)를 빼 놓을 수 없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2군을 전전하며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올해 52홈런을 포함해 홈런왕 3연패를 달성한 국내 최고의 거포로 성장했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서건창(25)이 단연 주목 받는다. 프로야구 사상 첫 시즌 200안타의 신기원을 이룬 서건창은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가 1년 만에 방출, 군 입대를 거쳐 2012년 넥센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선수였던 그를 당시 박흥식 넥센 타격코치가 김시진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 극적인 반전의 길을 열어줬다. 주장 이택근(34)은 2010년과 2011년 LG에서 뛰었다가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뒤 넥센으로 돌아갔다. 서동욱(30) 역시 2008~2012년까지 LG에 몸 담았던 선수다.
코칭스태프로 눈을 돌려봐도 LG 출신들이 많다. 김동수(46) 배터리 코치는 LG의 창단 멤버이자 신인왕 출신으로 모두 6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프랜차이즈 스타. LG의 두 차례 우승(1990년, 1994년)을 모두 경험했다. 심재학(42) 외야 수비코치와 허문회(42) 타격코치도 LG 출신, 최만호(40) 작전코치도 LG가 제2의 고향이라 할 수 있다.
LG에 대표적인 넥센 출신은 간판타자로 자리잡은 정성훈(34)과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인 최경철(34)이다. 정성훈은 현대와 히어로즈에서 2008년까지 활약하다가 2009년부터 LG로 이적해 뛰고 있다. 최경철은 SK 출신이지만 2012년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지금은 물갈이가 됐지만 LG는 김재박 감독이 지휘하던 때 김진철 스카우트부장을 비롯해 현대 출신 프런트를 대거 영입해 화제가 됐다.
넥센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SK를 잡아주고 LG를 살려준 ‘은인’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제 적으로 만나 숙명의 대결을 시작했다. 친정 팀을 상대하게 된 선수들의 의욕도 넘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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