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가너, 캔자스시티에 9이닝 무실점...11년 만에 월드시리즈 완봉승 투수
PS무대 거쇼 능가하는 괴물 투구...샌프란시스코, 1승만 더하면 우승
클레이튼 커쇼(26ㆍLA 다저스) 보다 매디슨 범가너(25ㆍ샌프란시스코)가 한 수위?
적어도 ‘가을 야구’에서는 그렇다. 범가너가 또 한 번 눈부신 호투로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까지 올려놓았다. 범가너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5-0 승ㆍ시리즈 전적 3승2패)에 선발 등판,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4안타 8삼진 무4사구 무실점의 완봉승을 따냈다. 월드시리즈에서 완봉승이 나온 건 2003년 조시 베켓(당시 플로리다ㆍ은퇴) 이후 11년 만이다.
이로써 범가너는 올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13의 압도적인 성적을 이어갔다. 6경기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도 자책점(투수 책임)은 3점 이하다. 특히 월드시리즈 성적은 말 그대로 ‘괴물’급이다. 메이저리그 모든 감독이 정규시즌에서 커쇼를 보유하고 싶어 한다면, 가을 야구에서는 단연 범가너가 최고의 상품이다.
범가너는 2010년 텍사스와 4차전에서 생애 첫 월드시리즈 무대에 등판 했다. 그는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승리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디트로이트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지난 22일 캔자스시티와 1차전 역시 7이닝 1실점으로 철벽 투구를 했다. 여기에 5차전 마저 완봉승으로 장식하면서 월드시리즈 통산 4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29를 찍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가운데 월드시리즈에서 2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범가너 보다 평균자책점이 뛰어난 선수는 없다.
이렇다 할 위기 조차 없던 하루였다. 범가너는 5회초 오마르 인판테에게 2루타로 첫 장타를 허용했을 뿐 8개의 삼진으로 캔자스시티 타선을 압도했다. 117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 최고 시속은 94마일(151㎞), 주무기 슬라이더에 커브,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섞어 던졌다. 1985년 이후 29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 월드시리즈까지 치고 올라온 ‘기적의 팀’ 캔자스시티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벼랑 끝에 몰렸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경기 후 “9회 5점 차로 벌어졌을 때 교체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공이 너무 좋았다. 올해 포스트시즌만 보면 범가너가 최고의 투수인 것 같다”고 웃었다. 범가너는 “완봉승은 생각 조차 못했다. 아주 특별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캔자스시티는 29일 캔자스시티의 홈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6차전을 벌인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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