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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한류, 말레이시아 스카이라인 새로 쓰다

입력
2014.10.2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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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서 세번째로 높은 IB타워, 대우건설 내년 4월 완공 예정

기술·가격 경쟁력 갖춘 한국기업들 첨단 초고층 빌딩 수주 싹쓸이

대우건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시공중인 ‘IB타워’의 야간 공사모습.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시공중인 ‘IB타워’의 야간 공사모습.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대우건설 제공

22일 도심 외곽의 국제공항에서 한 시간 가량 이동해 도착한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시내 중심가. 1996년 완공된 아시아 최초의 초고층 빌딩인 88층(높이 452m) 짜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중심으로 반경 5km 안에 각기 다른 외관을 지닌 수십 개의 마천루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 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건물이 하나 있다. 우선 독특한 외관. 커다란 네 개의 기둥이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데, 기둥 사이엔 45도 이상 기울어진 작은 기둥들이 최상층까지 지그재그 형태로 이어져 흡사 다이아몬드를 떠올리게 한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불을 환하게 밝힌 채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곳은 대우건설이 2011년 12월 말 수주해 내년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IB타워’ 신축공사 현장이다. IB는 말레이시아어 ‘일함바루’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새로운 영감’이란 의미다. 지상 58층, 높이 274m로 말레이시아에서 3번째로 높은 초고층 빌딩으로 많게는 하루 1,000여명의 인력이 공사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뉴욕 허드슨 타워와 런던시청, 애플 신사옥 건물과 같은 건축물을 설계해 세계적인 하이테크 건축 설계자로 유명한 영국의 노만 포스터가 디자인을 맡아 웬만한 시공 기술력이 아니면 도전하기 힘든 프로젝트로 꼽혔지만 성공적인 결과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기순 대우건설 IB타워 현장소장은 “기둥을 모두 바깥에 세워서 내부에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초고층건물 최초의 시도인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는 아시아에서 마천루의 본산으로 꼽힐 만큼 초고층 빌딩이 유독 많은 도시로 꼽힌다. 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며 주춤하다 2010년대 들어서며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초고층 빌딩을 잇따라 건립하고 있다.

공사의 대부분은 국내 건설사들이 싹쓸이하고 있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452m) 한 개 동은 국내 삼성물산과 극동건설이 함께 만들었고, 초고층 2위인 텔레콤 말레이시아 타워(310m), 3위 IB타워, 4위 KLCC타워(267m)는 대우건설의 작품이다. 말레이시아의 스카이라인이 모두 우리 건설사의 손으로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비결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것이다. 한승 대우건설 쿠알라룸푸르 지사장은 “주요 경쟁국가인 일본은 기술은 비슷하지만 단가가 비싸고, 중국이나 동남아 건설사는 가격은 싸지만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낮다”고 말했다.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경제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앞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초고층 빌딩의 공사 수주 소식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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