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
이틀간 공연 앞두고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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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조 악단이 세계적 전위 재즈 뮤지션 존 존의 ‘브리엘’을 연주했다. 대금을 닮은 디저리두, 작은 항아리 같은 타악기 타블라, 한국의 장구 등 민속 악기와 클래식 악기가 유튜브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 음악을 한국에서 초연한 것이다.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이 27일 오전 9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콘퍼런스홀을 얼핏 들여다 보았다면 월드 뮤직의 현장인줄 알았을 것이다.
첼로 주자 요요마(사진)가 실크로드앙상블을 이끌고 세 번째 내한 무대를 위해 서울에 왔다. 이들은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9일 오후 7시 30분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뒤 한국을 떠난다.
일정에 쫓겨 연주회를 코 앞에 두고 도착한 이들이 이날 주최 측의 성화에 떠밀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기자간담회를 했다. 그러나 요요마는 시종 유쾌하면서도 진지했다. 그가 2000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탱글우드뮤직센터 워크숍에서 만든 실크로드앙상블은 세계 각지 멤버들의 유대로 여전히 건재하다. “우리 음악은 월드 뮤직이 아니라 ‘월드클래시컬뮤직’입니다.” 그는 어설픈 통념과 선을 그었다.

앙상블의 일원으로 이날 회견에 참석한 김동원(바이올린), 김유영(비올라), 김지연(가야금)씨 등 한국 음악가들이 요요마를 이어 받았다. 하나의 장르인양 보편화한 ‘월드 뮤직’이란 말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묻는 데 대한 답이었다. 김유영씨는 “예전에 했던 소통ㆍ화합이라는 주제보다 이번에는 더 동양적인 지혜를 보여주고 싶다”며 “혼돈의 세계에서, 근본과 화합을 생각할 계기”라고 말했다. 이들은 세간의 관심을 즐길 여유가 없다. 30분 동안 기자들과 만난 뒤 부리나케 무대로 돌아갔는데 이는 일정이 그만큼 빡빡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실크로드 모음곡’ ‘이야기들을 따라서’ 등의 대표곡을 ‘뱃노래’ 등 한국 전통 음악에 근거한 작품들과 함께 들려준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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