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호흡으로 감염 사례 없어
공중에 섞인 체액 미세입자는 위험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도 감염될 수 있단 소문이 공포를 키우고 있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에어로졸(미세방울) 형태로 튄 체액에 의해 감염될 우려가 있어 서아프리카에 파견될 의료진에게는 C급도 안전하지만은 않고 그 이상의 보호장비가 지급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퍼진 논란이다.
에볼라가 감기처럼 공기 중 전파가 가능하다면 확산을 걷잡을 수 없고 세계적 감염 우려는 훨씬 심각하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 에볼라는 공기 중 감염되는 질환이 아니다. 유엔 에볼라 긴급대응단(UNMEER)은 “에볼라가 공기 감염병이라는 증거는 없고, 그리 될 거라 예상하지도 않는다. 에볼라는 오직 체액 접촉만으로 퍼진다”고 못박았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감염자 체액 접촉을 피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도 “병원체가 환자 주변에서 90㎝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공기에 수시간 떠다니며 퍼져 호흡기로 감염되는 ‘공기 전파’로 인한 감염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올해 7월 캐나다와 미국 연구진이 한 원숭이실험에서 30㎝ 떨어진 거리의 대상이 감염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환자를 수술하는 의료진의 경우 공기 중으로 퍼지는 에어로졸로 인해 공기감염병에 준하는 안면보호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신 센터장은 “의료진이 환자를 상대로 기관 내 삽관이나 가래 제거 시 튀는 체액이 순간적으로 미세방울 형태로 퍼지는 에어로졸이 점막과 피부 등에 닿으면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영 의협 대변인도 “에어로졸로 분사된 미세 입자가 C급에 지급되는 N95 마스크 안으로 들어가 코의 점막에 붙거나 입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보다 안전한 양압공기정화장치(PAPR) 등을 별도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PAPR은 전기모터로 공기를 강제 순환하며 오염 물질을 거르는 장치로, 보건복지부는 이를 구입할 예정이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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