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어… 신임 보여 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취임 선서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최측근 리퍼트 대사에 대한 강력한 신임을 상징적으로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워싱턴 정가에서 ‘오바마의 막내동생’으로 불리는 리퍼트 대사는 29일 공식 부임한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취임 선서식은 24일 오후 1시45분 워싱턴DC 국무부 외교접견실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 주재로 열렸다. 리퍼트 대사는 케리 장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오를 밝혔다.
‘깜짝쇼’는 선서식이 끝난 직후 일어났다. 참석자들이 줄을 서서 리퍼트 대사에게 인사를 하는 사이 오바마 대통령이 사전 예고 없이 행사장에 등장한 것이다. 행사장에 참석했던 안호영 주미 대사는 “행사장 내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어나서 돌아봤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행사장 중간에 나와 안 대사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고, 이에 안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눈 뒤 “오늘 저녁 리퍼트 대사 취임 리셉션을 주최하는데, 대통령을 초청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부간의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안 대사에게 “(리셉션 때) 리퍼트 대사에게 불고기를 많이 주십시오”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선서식은 신임 대사가 공식 부임에 앞서 전통적으로 갖는 국무부 의전행사로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 한 외교소식통은 “대통령이 국무부가 주관하는 대사 취임 선서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그만큼 리퍼트 대사에 대한 애정과 신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 6시 워싱턴DC 주미 대사관저에서 안 대사 주재로 열린 취임 축하 리셉션에는 리퍼트 대사를 비서실장으로 뒀던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마이클 쉬퍼 상원 외교위 선임고문 등 오바마 행정부의 전현직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리셉션 현장에서 특파원들에게 한국어로 간단한 인사말을 건넨 리퍼트 대사는 존경하는 인물로 세종대왕을 꼽았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