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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장의 그림이 품은 수많은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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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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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외 13명 글ㆍ크리스 반 알스버그 그림

정회성 옮김

웅진주니어 발행ㆍ336쪽ㆍ1만2,000원

린든씨의 서재-린든씨는 책에 대해 경고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
린든씨의 서재-린든씨는 책에 대해 경고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신비로운 그림 14장을 보고 14명의 작가들이 각각 이야기를 지었다. 제목의 해리스 버딕은 화가다. 실은 가공 인물이다. 실제로 이 그림들은 크리스 반 알스버그가 그렸다. 어느 편집자 집에 갔더니 해리스 버딕이라는 화가가 남긴 그림이 있더라며 시치미를 뗐다.

부드러운 세피아톤의 우아한 그림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한 장 한 장은 제목과 짤막한 설명만 붙어 있다. ‘일곱 개의 의자’라는 그림을 보자. 고딕 성당의 허공에 한 수녀가 의자에 앉은 채 떠 있다. 설명은 “다섯 번째 의자는 그렇게 프랑스로 가버렸다“가 전부다. 작가 로이스 로리의 상상력은 이 그림에서 유쾌한 이야기를 뽑아냈다. 말괄량이 소녀가 자라서 수녀가 됐는데 여차저차해서 공중부양 소동이 벌어졌다고 말이다. 책 표지 그림으로 쓰인 ‘또다른 장소, 또다른 시간’은 바다 위로 난 철도 레일을 따라 지평선 속으로 사라지는 인물을 담고 있다. “문제의 해답이 있다면 그곳에서 찾을 수 있을 터였다”라는 알쏭달쏭한 설명과 함께.

이 책에는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 인기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이 머리맡에 두고 읽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의 저자 케이트 디카밀로, 영화 ‘기억 전달자’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로이스 로리, 그림책 ‘사금파리 한 조각’으로 뉴베리상을 받은 한국계 작가 린다 박 등 유명 작가들이 참여했다.

14장의 그림에 각각 수수께끼 같은 짤막한 한 줄 설명만 붙어 있는 해리스 버딕의 그림책은 1978년 미국에서 처음 나왔고 한국에는 2009년 번역 출간됐다. 독자들은 스스로 이야기를 지어내며 읽었다. 미국에서는 이 그림책으로 아이들이 글짓기를 하기도 한다. 14편의 단편집으로 다시 나온 원서는 2009년 선보였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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