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와 버려진 토마토로 ‘골프신동’된 소년
딜란 레알레스(11ㆍ아르헨티나)는 부러진 빗자루로 골프를 시작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가장 가난한 마을에 사는 딜란은 집 앞 시장에 버려진 빗자루를 집어 들고 스스로 스윙을 익혔다. 토마토, 양파 그리고 심지어 으스러진 담뱃갑도 그의 눈에는 골프 공으로 보였다. 딜란은 “길거리에서 마주친 모든 것들을 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AP통신은 22일 아르헨티나의 열 한살 짜리 골프 신동을 소개했다. 정식으로 골프를 배운 적이 없지만 딜란은 몇 년 간 큰 걸음을 내딛었다. 로컬 주니어 골프 서킷에서 승승장구하며 ‘골프 신동’ 소리를 들었다. 이번 주 딜란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톱 플레이어 앙헬 카브레라(45)와 프로-아마추어 합동 대회에서 경기할 예정이다. 카브레라는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했던 선수다.
하지만 딜란은 여전히 도심 판자촌에 산다. 딜란이 사는 마을에서 골프는 거의 금시초문이고 심지어 폴로와 헷갈려 하기도 한다. 그가 세발 달린 골프 카트를 끌고 다녔을 때 모든 이웃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딜란의 마을은 젊은 남자가 수갑을 차고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이 더 익숙한 곳이기 때문이다.
딜란은 “골프를 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내 가족을 판자촌에서 떠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AP통신에 말했다. 롤 모델로는 로리 맥길로이(25ㆍ북아일랜드)를 꼽았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