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락프로그램에서 하나에서 세 개까지 수를 순서대로 불러서 마지막에 30을 말한 사람이 벌칙을 받는 게임을 봤습니다. 이런 방법의 게임을 ‘님게임’이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아무렇게나 막 부르다가 30이라는 숫자에 다다를 즈음 몇 개의 숫자를 불러야 할지 고민을 했을 겁니다. 자칫 잘못 생각하면 벌칙에 당첨! 이 게임에서 항상 이길 수 있는 수학적 전략이 있다는 것 알고 있었나요?
먼저 간단한 님게임을 하며 전략을 찾아 볼까요? 보통 수를 이용한 님게임을 할 때 주어진 수를 머리로 생각하며 부르는데 이럴 경우 전략을 찾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먼저 눈으로 직접 보며 지워가는 방법으로 전략을 찾아내 봅시다.
먼저 1~10까지의 수를 나열해 써 놓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각각 ○나 ×를 하나씩 정하고 지우는 수의 개수는 1~2개로 합니다.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자신이 정한 표시를 하며 1~2개의 수를 지워나가면서 마지막으로 10을 지우는 사람이 게임에서 이기게 됩니다.
이 게임을 여러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아이에게 10을 지우려면 10 이전에 반드시 먼저 지워야 할 숫자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해 봅니다. 10을 지우려면 이전에 7을 먼저 지워야 합니다. 7을 지워야 상대가 8을 지우면 내가 9, 10을 지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8, 9를 지우더라도 내가 10을 지울 수 있습니다.
그럼 7 이전에는 어떤 수를 먼저 지워야 할까요? 같은 원리로 4를 먼저 지워야 합니다. 상대가 5를 지우면 내가 6, 7을 지우고 상대가 5, 6을 지우면 내가 7을 지울 수 있습니다. 그럼 4 이전에는 당연히 1을 지워야겠죠? 이 또한 같은 원리로 상대가 2를 지우면 내가 3, 4를 상대가 2, 3을 지우면 내가 4를 지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의 게임에서는 1, 4, 7, 10의 순으로 숫자를 먼저 지우게 되면 이기게 됩니다. 상대가 지운 수와 내가 지운 수의 합이 3개가 되도록 지워나가면 게임에서 항상 이길 수 있습니다. 지울 수 있는 수가 1~3개일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상대가 지운 수와 내가 지운 수의 합이 4개가 되도록 지워나가면 됩니다.
그럼 위의 전략을 생각하며 달력을 이용한 님게임을 해 볼까요?
먼저 달력을 준비하고 1~12월 중 원하는 달을 펼쳐 놓습니다. 순서를 정하고 엄마와 아이가 각각 ○나 ×를 하나씩 고릅니다. 1일부터 말일까지 번갈아 가며 수를 지웁니다. 이때 지우는 수의 개수는 월의 수로 정합니다. 예를 들어 2월 달력인 경우 1~2개까지 지울 수 있고, 3월 달력인 경우 1~3개까지 지울 수 있습니다. 달력의 마지막 날짜를 먼저 지우는 사람이 게임에서 이기게 됩니다.
2월의 게임을 함께 생각해 볼까요? 2월의 경우는 1~2개의 수를 번갈아 지워나가면서 28일을 지운 사람이 이기게 되므로 이 게임에서 이기려면 28부터 거꾸로 3개씩 묶어가서 마지막 남는 수를 찾아 먼저 지워야 합니다. 처음에 어떤 수를 먼저 지워야 할 지 계산하는 것은 주어진 수를 묶는 수로 나누면 됩니다. 즉 28을 3으로 나누면 몫이 9고 나머지가 1이 되겠죠? 그럼 먼저 1을 지우고 이후부터 3개씩 맞춰 지워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아무리 큰 수도 나누기만 하면 쉽고 빠르게 님게임에서 이길 수 있을 거예요.
이 세상에는 님게임의 전략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당연히 전략을 아는 부류에 속하겠죠? 여러 모임에서 당당하게 님게임을 제안해 보세요. 그리고 멋진 전략가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이주향 소마사고력수학연구소 부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