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나오겠다는 증인 왜 막나" 野 "자격 상실… 국감 출입 못해"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증인 출석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오전 한때 파행을 빚었다. 그간 국감에선 증인이 출석하지 않아 문제가 됐지만 이날은 거꾸로 피감 기관장은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야당이 증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안 사장은 지난 대선을 전후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비대위원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SNS에 주기적으로 올려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고, 지난 4월엔 기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합의로 사퇴 촉구 결의문까지 발표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이날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이미 자격을 상실한 안 사장의 국감장 출입을 용납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했다. 김관영 의원은 “여야가 사퇴촉구를 의결한 분이 다시 나와 업무 보고를 하는 것은 위원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안 사장의 기관 보고에 반대했다. 전반기 간사를 맡았던 김현미 의원 역시 “우리가 우리 입으로 거부한 사람을 증인으로 앉히는데 새누리당은 단 한마디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새누리당은 “출석하겠다는 기관증인을 거부하는 것은 유례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류성걸 의원은 “법적으로 대표 자격을 갖고 있는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안 사장의 자질 논란 등) 인사 문제는 공공기관운영위원장인 기재부 장관을 대상으로 이미 감사를 진행했고, 종합감사도 남아 있는 만큼 거기서 충분히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맞섰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이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국감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야당은 여야 표결로 증인 출석 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새누리당 소속 정희수 위원장은 회의 시작 30분 만에 정회를 선포해 오전 내내 감사가 중단됐다. 여야는 오후 회의 속개 이후 안 사장이 자진 출석하는 형태로 간사간 협의한 끝에 6시를 넘겨 KIC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고, 하루 종일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던 안 사장도 그제서야 국감장 출입이 허용됐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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