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인천서 해난 구조 훈련
“해양경찰입니다. 1층 선미에 원인 미상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동요하지 마시고 저희 통제에 따라 우측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23일 오후 2시52분쯤 인천대교 인근 해상 유람선 현대크루즈 2층 선실. 해경 특공대와 구조대는 헬기를 이용해 4층 갑판에 내리거나 고속단정으로 배에 접근해 올라탄 뒤 구조를 기다리는 인천해양과학고 2학년 학생과 해양경찰교육원생들을 대피시켰다.
선박 탈출 경험이 있는 학생과 해경 교육생이었지만 미끄럽고 흔들리는 상황에서 다른 배로 옮겨 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준영(18)군은 “바다에 빠질까 봐 무서웠고 여성과 노약자들은 탈출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다”며 “훈련에 참여해보니 빠르고 침착한 대응이 중요해 보였다”고 말했다.
해경과 해군, 소방, 항만청 등은 이날 유람선 기관실에서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한 민관군 합동 인명 구조훈련을 벌였다. 유람선의 구조 요청으로 시작된 이날 훈련은 상황 전파, 현장 도착, 해상 익수자 구조, 선내 인명 구조, 화재 진압 순으로 진행됐다. 인명 구조는 불과 20여분, 훈련 최종 종료까지는 50여분이 걸려 미흡한 초동대처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세월호 참사와 대조를 보였다. 이날 훈련에는 해경 경비함정 20척 등 9개 기관 선박 31척과 항공기 4대를 비롯해 항공기에서 떨어뜨려 익수자를 구조할 수 있는 구명벌, 해상구조용 에어매트가 동원됐다.
해경 관계자는 “신속한 상황 전파와 초기 현장 투입, 유관기관 간 협조체계 점검 등 인명구조 능력 강화에 목표를 둔 훈련”이라며 “매달 반복 훈련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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