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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세종대왕과 빅데이터

입력
2014.10.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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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Big Data)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이용한 재미있는 분석이 많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의 조사에 따르면 추석 다음달에는 이혼율이 12% 증가하며 사치품 소비가 늘어났다. 아내는 추석 한달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해 추석 이틀 전 최고조에 오른다. 하지만 추석이 지나도 추석과 얽힌 부정적인 감정이 한 달은 지나야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 기간 남편이 비자금이나 명품으로 아내를 달래지 못하면 이혼이라는 비극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된다.

▦ 공공정책을 위한 빅데이터 전략지도라는 책에 따르면 우리나라 빅데이터 분석의 원조는 세종대왕이다. 1430년 세종대왕은 토지세금제도인 공법(貢法)을 시행하기에 앞서 백성들에게 직접 가부를 물었다. 일종의 여론조사로 볼 수 있겠다. 백성과 신하 17만2,806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당시 전 국민의 3%에 해당하는 수치다. 당시의 열악한 교통수단과 집계방식 등의 수준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의 조사다. 이를 토대로 찬성률이 3분의 2를 넘는 지역부터 공법에 대한 시범실시를 했다고 한다.

▦ 빅데이터는 양이 너무 방대해 과거 방식으로는 수집ㆍ저장ㆍ검색ㆍ분석이 어려운 데이터를 말한다. 인류문명이 시작된 이래 2003년까지의 누적 정보량이 요즘으로 따지면 불과 이틀 분에 해당한다. 그만큼 정보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같이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관리와 분석을 잘하면 질병이나 행동양식, 사회현상 등에서 새로운 패턴이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빅데이터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기 때문에 인류발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 서울시가 지난해 9월부터 심야에 운행 중인 ‘올빼미 버스’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만든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밤 12시를 넘긴 시간에 집주소와 다른 곳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통신 데이터를 분석해 버스노선을 선정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서는 빅데이터가 한국의 고령화로 야기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가운 주장까지 나왔다. 세계적 정보통신업체인 미국 시스코사의 도미니크 스캇 전무의 얘기라니 솔깃해진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궁금하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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